감성작가 이힘찬
가을이 오면, 당신이 올 거라고.
당신은 늘, 그랬으니까. 그런데
다행히도 아직은, 가을이 아니라고.
그만큼 노랗지도, 빨갛지도 않으니까.
당신이 오지 않으면, 겨울이 올 거라고.
혼자 설레던 내 마음을, 덮어야 하니까.
그리고 봄이 오면 나는 다시
당신이 올 거라고, 생각해보니
당신은 가을이 아니고 봄이라고.
아니 여름이라고, 다시 또 가을이라고.
당신이 올 때까지 내 마음은
몇 번이고 그렇게
붉은 낙엽이었다가,
하얀 눈송이였다가,
노란 꽃이었다가,
푸른 바다였다가,
오늘처럼 아침부터 비가 내린
가을의 초입에서는
비에 젖은 낙엽으로.
그리움에 젖어서,
기다림을 쥔 채로,
또 하루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