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육아x육아

육아는, 나를 무너트린다.

육아빠의 주관적인 그림일기 육아제곱

by 이힘찬

아기와 24시간 함께 있다 보면

내 본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내가 얼마나 인내심이 부족한지,

내가 얼마나 화가 많고 짜증이 많은지,

내가 얼마나 무능력한지 그리고

내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한없이 동글기만 한 아이 앞에서,

나는 바늘처럼 뾰족한 내 모습과

계속해서 부딪히고, 무너지고, 좌절한다.


육아가 힘든 것은,

내가 아이와 충돌하기 때문이 아니라,

완전하게 드러나버린 내 본모습과

계속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왜 이 모양인가, 나는 왜

더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하나,

나는, 나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답답하고 화가 나서 터져버리고 만다.


순수한 존재와 마주하는 것이 그렇다.

내가 얼마나 어둡게 물들어 있었는지

거울보다 더 정확하게 비춰준다.

그렇게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에도, 아기는 계속

내 모습을 거울삼아 배우고 흉내 낸다.

그 사실이 느껴질 때면, 너무 무서워서

잠시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다.


아이는, 나를 통해 배운다.

하지만 나는, 준비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는, 나를 통해 배운다.

하지만 나는, 하지만 나는...


-


결국 육아는,

내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키우는 것과 같다.

나의 부족한 모습과 마주하고,

부딪히고, 싸우며 성장하는 과정이다.


나는 아이의 거울이다.

나는 그 사실이 무섭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괜찮은 아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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