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나를 무너트린다.
육아빠의 주관적인 그림일기 육아제곱
아기와 24시간 함께 있다 보면
내 본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내가 얼마나 인내심이 부족한지,
내가 얼마나 화가 많고 짜증이 많은지,
내가 얼마나 무능력한지 그리고
내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한없이 동글기만 한 아이 앞에서,
나는 바늘처럼 뾰족한 내 모습과
계속해서 부딪히고, 무너지고, 좌절한다.
육아가 힘든 것은,
내가 아이와 충돌하기 때문이 아니라,
완전하게 드러나버린 내 본모습과
계속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왜 이 모양인가, 나는 왜
더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하나,
나는, 나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답답하고 화가 나서 터져버리고 만다.
순수한 존재와 마주하는 것이 그렇다.
내가 얼마나 어둡게 물들어 있었는지
거울보다 더 정확하게 비춰준다.
그렇게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에도, 아기는 계속
내 모습을 거울삼아 배우고 흉내 낸다.
그 사실이 느껴질 때면, 너무 무서워서
잠시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다.
아이는, 나를 통해 배운다.
하지만 나는, 준비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는, 나를 통해 배운다.
하지만 나는, 하지만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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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육아는,
내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키우는 것과 같다.
나의 부족한 모습과 마주하고,
부딪히고, 싸우며 성장하는 과정이다.
나는 아이의 거울이다.
나는 그 사실이 무섭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괜찮은 아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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