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갖고 있는, 힘

감성작가 이힘찬

by 이힘찬

커다란 강물 위에, 두 개의 작은 배가
물의 흐름을 따라 떠내려가고 있었다.
그 작은 배 위에는 각각 하나의
사랑이 있었다.

그렇게

사랑이 떠내려가고 있었다.
하나의 물줄기였던 강이
어느 순간 두개로 갈라졌다.
그녀의 사랑은 왼쪽으로,
그의 사랑은 오른쪽으로,
빠르게 떠내려갔다.

두 사랑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물줄기가 다시 만나는 곳이 어디쯤일지,
아니 있기는 한지 보이지 않았고,
물을 거슬러 올라갈 수도 없었다.
아... 다른 물줄기로 흘러가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돌이킬 수 없는 것이구나,
슬퍼하며 그만 포기하려 했다.

그때

그의 사랑이 배에서 뛰어내렸다.
온 힘을 다해 거센 강물을 거스르며,
두 물줄기 사이에 있는 육지에 도착했다.
이미 힘이 많이 빠진 상태였지만,
더 이상 떠내려가지 않을 수 있었다.
남은 힘을 다해 반대편 물줄기로
달려가려는데, 풍덩! 하고
그녀의 사랑도 물속으로 뛰어내렸다.
하지만 강물이 더 거세진 탓에
쉽게 육지에 닿을 수 없었다.

그때

달려오던 그의 사랑이
그녀의 사랑에게 손을 뻗었다.
물속으로 가라앉던 그녀의 사랑도
온 힘을 다해 물 밖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다시, 그와 그녀의 사랑이 닿았다.
물줄기는 더욱 거칠게 흘러들어왔지만,
두 사랑이 마주 잡은 손 앞에서는
마치 고인 물처럼, 그 사랑을
한 걸음도 밀어내지 못했다.

-

사랑은 예측할 수가 없다.
사랑에는 변수가 너무도 많다.
사랑은 똑같은 경우가 없으며,
사랑에는 그래서 답이라는 게 없다.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길지,
멀쩡하던 두 사랑이 어느 날
서로 다른 강을 흘러가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그 부분을
다시 바꿔서 얘기하면
가장 긍정적인 말이 된다.
사랑은 예측할 수도 없고
변수가 많고, 늘 결과가 다르고,
답이라는 게 정해져있지 않다는 것은,
서로에게 힘든 순간이 찾아왔을 때
내가 뛰어내려 그 상황을,
그 아픔을, 그 결과를, 그 순간들을
얼마든지 뒤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랑에는 답이 없다, 그러니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가 아니라
사랑에는 답이 없다, 그러니까
언제까지고 몇 번이라도 우리는,
이 아픔을 이겨 낼 수 있고,

이 벽을 넘어 설 수 있다.

사랑은 그런, 초인적인 힘이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지킬 수 있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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