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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힘찬 Jun 09. 2017

제주 체류 3일차

감성작가 이힘찬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새벽 5시에 잠에서 깼다.
뒤척뒤척, 왔다 갔다, 그러다가
그냥 일찍부터 움직이기로 했다.

서울에서 보고 오려다 못 본 영화가 있어
제주 CGV에서 조조할인으로 영화를 봤다.

마치 영화관 전체를 빌린 듯이,
홀로 조용히 영화를 감상하고
작업을 하기 위해 작업 공간에 들어갔다.

자리에 앉은지, 10분쯤 됐을 때였다.
이제 막 노트북을 펼치고
작업을 시작하려는데, 그런데

흐리기만 하던 하늘이,
조금이지만 파랗게, 열리고 있었다.

에이 모르겠다, 급히 모두 정리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카메라를 챙기고
가까운 바다로 향했다.

버스에 올라타서, 창가에 앉아서,
창문을 열고 기대어 있는데,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왜 그렇게 설레는지.

이호테우 해변으로 갔다.
더 멀리 이동하지 않고, 그냥
그곳에서만 천천히 걸어 다녔다.
아니,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외로울까, 걱정이었는데.
찍혀줄 모델이 없어, 걱정이었는데.
고맙게도 고양이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

그렇게 오늘 하루도
금세 흘러가버렸지만,
이제야 무엇인가, 시작된 느낌.

두근두근

2017.06.07 - 에세이 작가 이힘찬

#제주체류 3일차





by 에세이 작가 이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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