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썹 위에 찰랑찰랑, 그 정도면 괜찮죠? " 양볼에 작은 알사탕을 문 것 같은 복스러운 얼굴의 미장원 원장님은, 뾰족한 가위를 꺼내 들며 나에게 물었다.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힐끔 원장님을 올려다본다. 담 주 월요일 오랜만에 미팅이 잡혔다. 구정 전에 한 머리는 앞머리가 길어 눈을 반쯤 덥었고, 그 덕분에 푸석한 얼굴은 더 후줄근해 보였다. 앞머리라도 잘라야겠다는 생각에 단골 미용실에 들렀으나, 미용실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예약도 않고 고작 앞머리를 자르겠다고 무작정 찾아온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줄 미용사는 없었다. 약간의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 시국에 당연한 처사이고, 이런 것으로 마음을 다치는 어리석음은, 더 이상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다음에 오겠다는 담담한 인사를 남기고 돌아섰다. 그래도 앞머리는 반드시 잘라야겠기에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기다, 시장 끄트머리에 있는 조그마한 미장원이 생각이 났다. 앞머리쯤이야 누가 잘라도 그만이지 하는 생각에 미장원의 문을 힘차게 열었다. 실내에 가득 진동하는 파마약 냄새를 맡으며, 거울 앞에 앉는 순간, 뒷자리 소파에 나란히 앉아 드라마 이야기가 한창인, 양배추 모양의 타월을 쓴 어머님들의 모습에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무리 앞머리지만, 싹둑 잘못 자르면 곤란하잖아, 그냥 나갈까?' 원장님은 다정하게 내 머리를 손으로 쓸어내리다가, 성큼성큼 내 얼굴 앞으로 다가와 앞머리를 향해 분무기로 물기를 뿜어대다가, 슬쩍 내 쪽으로 몸이 기울자 미소를 지으며 수다스럽게 말했다 "어머나, 웬일이야~ 내가 여자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언니가 좋은가 보네, 더 이쁘게 잘라야겠다. " 그리고 5분도 채 걸리지 않을 것 같은 커트는 조심조심 10분이 넘게 걸렸고, 살짝 롤을 말듯해준 드라이도 모르자, 향긋한 에센스를 머리카락 전체에 아낌없이 발라 주셨다. 미장원 문을 열고 나오면서, 살랑살랑 머리를 흔들어 본다. 월요일 미팅은 분명 잘 될 것이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