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수)

by anego emi
0316.jpg

"어머나, 깜짝이야~" 활짝 열어놓은 가게 입구에 미동도 없이 서 있는, 부리부리한 눈의 불도그로 보이는 이 강아지를 발견한 행인들은, 움찔 놀라며 가던 발걸음을 멈춘다. '어서 오십시오'라고 큼직하게 쓰여있는 자줏빛 발판 위에 '손님과 행운을 부른다'라는 마네끼 네코처럼 곳곳이 자세를 잡고, 마치 가게 주인을 대신해서 손님이라도 맞이할 기세다. 나는 이 불도그 앞에 잠시 쪼그리고 앉아, 조심조심 머리를 쓰다듬어 본다. 나를 빤히 보던 불도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다가, 귀찮다는 듯이 슬쩍 고개를 돌린다. 그 틈에 묵직한 불도그의 한쪽 다리를 살포시 들어 올리고, 악수를 해본다. 그리고 초롱이는 그 눈을 빤히 보며 속삭여본다. ' 그래, 오늘 점심은 너네 집에서 먹기로 결정했다. 네가 한 건 했다"(아네고 에미)

매거진의 이전글3월 15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