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토)

by anego emi
0326.jpg

" 한번 들어가 봐요. 빵이 거의 소진되어 얼마 안 남았어요. " 새로 오픈한 빵집에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무슨 새로운 종류의 빵이라도 선보이나 싶어 창문 너머 진열대를 힐끔거리는 나에게, 한 어르신이 말했다. 머쓱해진 나는 빵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르신의 말처럼 트레이에 놓인 빵들은 거의 소진되었으며, 남은 거라곤 단팥빵과 바케트, 야끼소바 빵 몇 개가 전부였다. 통창으로 된 조리실에서는 앳된 얼굴의 두 청춘이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손님들의 반응을 관찰 중이다. 그 얼굴에는 자신들이 새벽부터 빚고 구워낸 자식 같은 빵을 향한 열정과 기대가 묻어났다. '다르마'... 그 순간 나는 왜 이 말이 섬광처럼 떠올랐을까. 다르마 란 불교에서 말하는 '자신이 타고난 재능과 기질에 걸맞은 무언가에 노력과 열정을 불태우며, 그것으로 인해 타인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삶의 소명'이다. 두 청춘이 만들어낸 앙증맞은 빵들과 풋풋한 그들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저들은 아마도 자신의 다르마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다르마 속에서 살아가는 삶은, 그것이 무엇이든 스스로 빛이 난다고 했다. 그 빛이 먹음직스럽게 내려앉은 단팥빵 하나를 집어 들고, 환하게 웃어본다 (아네고 에미)

매거진의 이전글3월 25일(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