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두는 사람 어디 갔나? " 거친 봄바람에 나뭇가지가 큰 소리를 내며 출렁이고, 주변의 낙엽들이 발끝에 뒹굴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두 어르신들은 장기 삼매경이다. 오랜만에 구름을 말끔히 걷어낸 파란 하늘이, 평화로운 봄날 같은 이 풍경에 운치를 더한다. 언젠가 보스턴에 출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동네 공원에서 체스를 두던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낡은 테이블 위에 놓인 체스판을 에워싼 구경꾼들이, 말들이 앞으로 옆으로 움직일 때마다 ' 와우' 하고 탄성을 지르곤 했다. 나는 조심조심 어르신들에게 다가가 어깨너머로 장기판을 내려다봤다. 소위 훈수를 둘 처지는 못되지만, 어르신들이 무어라 외치며 말을 움직일 때마다 '오호'하고 탄성을 내 본다. 그런 나를 힐끔 보며 어르신들이 한 말씀하신다." 장기 좀 둘 줄 아는구먼"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