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화)

by anego emi
0405.jpg

" 와아, 움직이는 꽃집이다 ~ " 알록달록한 꽃들로 가득 채운 트럭이 골목에 들어서자, 엄마의 손을 잡고 등원을 하던 꼬마가 신기한 것이라도 발견한 듯 외쳤다. 나는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아이의 동그란 눈동자와 꽃송이 같은 볼이 너무나 귀여워서, 순간 달려가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누르며, 아이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식목일 날에 도착한 움직이는 꽃집에는, 순식간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할머니가 시골에 집을 지었더니 너른 마당이 생겨서 심고 싶은 꽃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자, 꽃집의 주인장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꽃 이름들을 줄줄 꿰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 옆에서 보라색 제비꽃이 핀 화분을 만지작거리던 20대로 보이는 앳된 여학생은, 할머니에게 부러운 시선을 보내며 한마디 거들었다. " 시골집... 저의 로망인데... 저 꽃, 마당에 심으면 진짜 이쁘겠다. " 인상 좋은 주인장은 그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올망졸망한 핑크색 꽃 뭉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행여나 해가 잘 들지 않은 집안에 이걸 들여놓아서, 죽이는 일이 생길까 꺼림칙했기 때문이다. 그런 나를 힐끔 보던 주인장은 무심하게 말했다. " 그거, 사계절 내내 꽃이 펴요. 햇빛 안 쬐어도 물만 잘 주면 돼요. 천 원 깎아 줄 터이니 한번 키워봐요. " 내 마음을 읽어낸 듯한 주인장의 말에, 용기를 내어 냉큼 화분을 집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살랑살랑 봄바람이 부는 창가에 화분을 올려놓고, '보미'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보미야, 오래오래 같이 살 살자. 우리 집에 와줘서 고마워. ' (아네고 에미)

매거진의 이전글4월 4일(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