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또 만났네? " 의도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스치듯 세 번을 만나면, 그것은 어쩌면 '인연'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나는 이 인형 같은 강아지를 비슷한 시간, 똑같은 장소에서,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만났다. 단추 같은 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처럼 꼬리를 흔들며,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얌전히 서 있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약간의 거리를 두고 쪼그려 앉아, 강아지와 눈을 맞췄다. '혹시, 너... 전생에 우리 집 강아지였니? 그래서 나를 알아본 거야? ' 하고, 찡긋 미소를 지으며 마음속으로 강아지에게 말을 걸어본다. 반려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 베일리 어게인' 생각났다. 생을 마감하고 다시 시작된 몇 번의 견생에서도, 그의 주인이자 단짝 친구였던 '이든'를 찾아 헤매던 '베일리' - 우리가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체와 교감을 하고,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바로 반려견이라고 했다. 즉슨, 내가 사랑하는 만큼 나의 반려견도 나를 사랑하고, 내가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것만큼 나의 반려견도 그러하다고 했다. 영화 속 '베일리'처럼. 최근 들어, 자꾸 강아지가 눈에 들어온다. 주인과 나란히 산책을 하는 모습도, 품에 폭 안겨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도,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한 마리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내가 사는 빌라는 강아지도, 고양이도 키워서는 안 된다. 까다로운 주인아저씨의 입주 시 방침이다. 요즘 들어, 이사를 올 당시에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던 그 방침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서인지, 산책길에 더 열심히 강아지와 눈을 맞추고, 고양이들의 뒤꽁무니를 쫓으며, 떼를 쓴다. " 아, 나도 너희들 한 마리 키우고 싶다고..."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