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뭐 하시는 분이에요? " 같이 요가 수련을 한지 반년이 다 되어가는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한 손으로 땀에 젖은 짧은 커트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며, 대답을 기다린다는 듯이 빙긋이 웃었다. 순간, 나는 머뭇거렸다. '나를 뭘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해야 할까' 대학을 졸업한 후, 15년간 회사원이었고, 그 후에 4년 동안 학생이었고, 지금까지 쭉 나는 프리랜서다. 말이 좋아 프리랜서이지, 내가 하는 일의 양으로 보아, 거의 백수와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고 고작 책 한 권 내고서는 스스로, 작가라고 칭하기도 쑥스러웠다. 그녀가 질문을 한 의도가 내가 뭘 하는 사람인지 진짜 궁금해서라기보다는, 그저 말문을 트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면서도, 선뜩 답을 못하는 내가 아주 잠깐 당황스러웠다. " 그냥, 글 쓰고 그림 그려요" 하고 얼버무리자,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하, 네... 저도 그냥 주부예요' 하고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말문을 튼 우리는 적당한 햇살이 내려앉은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차가운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요가 동작에 관한 수다를 떨었다. 그녀가 수시로 오는 카톡을 확인하는 동안, 나는 잔뜩 흐린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하는 일, 직업이 아니라면, 나를 소개하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 나의 정체성은 작가인가? 아니면 프리랜서?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