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목)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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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이익~끼익, 끼이익~끼익 ' 아침부터, 위층에서 무거운 물건이나 가구를 옮기는지, 바닥을 끄는 소리가 났다. 이 소리는 방안에 울러 퍼지는 클래식 선율의 사이를 파고들며, 서서히 내 신경을 자극했다. 가만히 천장을 올려다봤다. 이 빌라 입주자의 대부분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고, 내 머리 위에 사는 누군가도 그럴 확률이 클 것이다. 그인지 그녀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쩌면 새벽에 문득 잠에서 깨고, 주변을 둘러보니 늘 놓여있던 책상과 소파 등의 위치가 맘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눈을 뜬 김에 당장 일어나, 거슬리는 가구의 위치를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고 해가 창가 옆으로 성큼 와 주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드디어, 방 안이 환해지자, 가구 옮기기에 돌입했을지도 모른다. 머릿속에 그려놓은 레이아웃대로 가구를 혼자서 낑낑거리며 요리조리 옮기고, 흐뭇한 마음으로 새 위치에 자리 잡은 소파에 앉아 라디오를 틀었는데, 디제이는 이 기분을 어떻게 알았는지 듣고 싶었던 음악을 줄줄이 멘트도 없이 틀어주었다. 막 내린 향긋한 커피를 홀짝이며, 집안 분위기를 언제든지 내 맘대로 바꿀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며, 혼자 사는 묘미란 이런 것이지... 하고, 키득키득 아이 같은 웃음을 흘릴지도 모른다. 이상은 순수한 내 상상이지만, 위층의 입주자가 그러하기를 바라며, 소음에 가까운 이 소리를 기꺼이 참아내고, 아울러 세상 모든 독거인들을 응원해 본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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