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토)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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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어디 갔을까? " 엄마의 천 가방을 꼭 안고, 유모차에 의젓하게 앉아 있는 솜털 같은 아이에게, 엄마는 연신 아빠를 찾는 듯 머리를 두리번거리며 살갑게 말했다. 아이는 새침하게 엄마를 올려다보며, 까만 눈을 깜박이다 빙긋 웃는다. 모자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봄날의 눈부신 햇살이,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들이라고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두 주인공의 마음속에 꽃송이처럼 피어오르는 몽글몽글한 감정은 바로, 우리가 그토록 찾고 있는 행복이라고 말해준다. 며칠간 제법 차가웠던 바람도 언제 그랬나는 듯이 봄날의 포근함을 되찾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이 완벽에 가까운 날씨는, 사람들을 별일 아닌 일에도 마음을 들뜨게 한다. 매일 가는 산책길에 행복한 기운이 넘쳐난다. 그것을 눈으로 귀로 온몸으로 느끼며, 봄이라는 계절의 벅찬 축복에 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 이렇게 날씨가 좋을 줄 알았으면, 가까운 지인들을 꼬드겨 불러 모을 걸 그랬다. 코로나 덕분에 옹기종기 모여 밥을 먹고 술잔을 기울이던 모임이 사라진 요즘, 갑자기 북적대던 그때가 너무 그리워진다.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나고, 술잔을 부딪히고, 누군가 건배를 외치던 그 흔하디 흔했던 그 풍경이, 까마득한 옛일처럼 가물가물하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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