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지금 우울을 경험하고 있는 거야 ~ " 50대 초반의 나와 같은 여인들은 갱년기라는 씁쓸한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다행스레 별 증상 없이 그냥 넘어가 주면 몹시도 감사할 일이지만, 열에 아홉은 그 시기에 파생되는 여럿 증상들 중에 하나쯤은 반드시 경험하게 된다. 그중에서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우울감이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별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마음이 수시로 울컥 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툭하고 닭똥 같은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진다. 내가 '왜 그 이럴까' 스스로 자문할수록 답답해지고, 우울의 늪에 더 깊숙이 빠지게 된다. 이 우울감의 생리학적 이유는, 여성호르몬의 갑작스러운 감소다. 약을 먹어 해결할 수도 있지만, 산부인과에 가서 처방을 받아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괜스레 유난을 떠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앞선다. 이럴 땐 마음을 바꿔 먹는 것이 답이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내가 느끼는 감정을 나와 동일시한다. '나는 우울해'라는 말은 '나는 곧 우울이다' 란 뜻이 된다. 그러나 '우울'은 내가 아니다. 단지, 내가 경험하고 있는 우울이라는 '감정'일뿐이다. 경험이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인생을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그 무엇이며, 반드시 시작과 끝이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로 귀결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 우울감 또한 그러하다. 우울한 감정이 들 때는 스스로에게 속삭여본다. '나는 우울을 경험하고 있고, 이 또한 지나갈 뿐이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