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핸드폰이 어디 갔지? " 연결된 애플 워치에 빨간 네모가 뜨는 걸 보니, 우리 집에는 없는 것이 분명하다. 생수 한 잔을 천천히 마시며, 어제의 행적을 쫓아본다. 나 홀로 불금을 보낸 어젯밤- 올해 첫 야구 관람을 했다. 응원하는 팀이 최근 상승세를 타는 바람에 신이 나서, 한 장 남은 3루 내야석 표를 냉큼 예매했다. 운이 좋게도 자리는 3루가 정면으로 보이는 앞자리였고, 응원하는 팀은 1회부터 기세 좋게 연속 안타를 치며 선취점을 올리기 시작했다. 나는 차가운 생맥주를 홀짝이며 목소리를 높여 응원을 했고, 마지막 9회 초에 나온 3점 홈런에는 나도 모르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펄쩍펄쩍 뛰며 환호하고 말았다. 핸드폰은 아마도, 그 순간 앞 좌석 의자 밑으로 떨어졌으리라. 나는 옷을 챙겨 입고, 잠실 야구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했고, 왠지...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텅 빈 야구장에는 청소를 마무리하는 어르신 한 분이 계셨는데, 내가 핸드폰을 찾으러 왔다고 말하자, 자신을 따라오라고 손짓을 하며 사무실로 향했다. 어르신은 자신은 발견한 것이 없으니 다른 담당들에게도 전화를 해서 알아봐 주겠다며 몇 통의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자신도 다시 찾아볼 터이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나를 위로하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셨다. 그 미소가 얼마가 따뜻하던지, 나는 핸드폰을 찾지 않아도 그 미소만으로도, 여기에 온 이유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나에게, 어르신은 자신의 명함을 건네며 말했다. " 돌아올 물건이면 어떻게든 돌아오니까 맘 편히 있어요. 이렇게 좋은 봄인데 우울하면 쓰나. " 나는 환하게 웃으며 꾸벅 인사를 하고 돌아셨다.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아무런 상관없는 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나눠주고,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걸 또 한 번 깨닫게 해 준 어르신이 너무 감사했다. 어르신의 말처럼, 나는 핸드폰을 찾았다. 누군가 주워서 야구장 근처 파출소에 갖다 주었다고 했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