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와, 참새다 " 잔디밭에서 폴짝폴짝 작은 생물체가 점프를 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그 뒤꽁무니를 살금살금 쫓아간다. 자세히 보니 참새다. 참새를 이렇게 가까이 본 것이 얼마 만인가.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동물을 가까이에서 본 것은 어린 시절 동물원을 갔을 때가 전부였을 것이다. 도쿄 유학시절, 일러스트 실습시간이면 선생님은 수업의 말미에, 팝업 퀴즈 같은 간단한 일러스트 그리기 미션을 던지곤 했다. 새, 물고기 등과 같은 동물에서부터 자전거, 자동차 등과 같은 사물들이었는데, 그중에서도 나는 동물을 그리는 게 가장 어려웠다. 평소에 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나와 달리 주변의 일본 학생들은 별거 아니라는 듯 쉽게 쓱싹쓱싹 그렸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기하게 그걸 훔쳐보곤 했는데, 차츰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일본에는 동네가 크든 작든 반드시 공원이 있다. 그 공원에는 까마귀부터, 까치, 참새 등 다양한 새들이 살고, 개울에는 개구리나 물고기가 헤엄치고, 고양이들이 제 집인 양 어슬렁어슬렁 거린다. 그 공원에서 어린 시절부터 뛰어놀며 자란 그들은, 자연스레 그 모습이 머릿속에 각인이 되어, 그걸 그리는 것이 나처럼 막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집 근처의 어린이 공원에도 참새, 다람쥐, 고양이 등 동물원에서 볼 수 없는 작고 귀여운 친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일본 아이들처럼 우리의 아이들도 만화 속이나 그림 속에서가 아니라, 이곳에 와서 직접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날씨가 덩달아 마음을 달 뜨게 하는 어린이날, 엄마의 손을 꼭 잡은 아이들이 발걸음이 참새처럼 폴짝폴짝 뛰어오른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