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월)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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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하는 게 운동이요, 춤이요? " 언제부터인가 오전 10시경이면, 어린이 대공원 후문 길의 기다란 화단 앞에서, 이상한 동작을 반복하는 어르신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두 다리를 모으고, 무릎을 살짝 구부려 엉덩이를 뒤로 뺀 채, 양팔은 하늘로 쭉 뻗고, 일정한 박자에 맞춰서 우측 옆으로 움직였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동작을 반복했다. 그 모습을 빤히 지켜보던 또 다른 어르신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불쑥 질문을 던진 것이다. 나 또한 마치 아프리카 원시부족의 전통춤 같은 그 동작이, 신기하기도 해서 한참을 빤히 쳐다봤다. 어르신은 동작을 멈추고,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손수건을 꺼내 닦으며, 어색하게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질문자를 힐끔 보다가, 저만치 떨어져 서있는 나에게도 들릴 만큼 쩌렁쩌렁한 목소리도 대답을 했다. " 운동이요. 내가 허리하고 무릎 관절이 안 좋아서 고생이 심했는데, 누가 이 운동을 가르쳐줘서 한 일주일 해봤더니, 아픈 게 좀 나아집디다. 또 이게 배에 힘이 억수로 들어가서 뱃살도 빠져요. 한번 해 보시던가... " 어르신의 자신감 넘치는 호탕한 답변을 들은 또 다른 어르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어르신의 동작을 어설프게 몇 번 따라 했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말했다. " 아이고야... 이게 제법 힘드네요. 운동이 되겠소. " 또 다른 어르신의 호응에 신이 난 어르신은 마른기침을 몇 번 하고, 다시 동작을 시작했다. 어느새 두 어르신이 나란히 서서 발을 맞춰가며 동작을 반복한다. 날마다 새로운 어르신이 한 분 한 분 합류를 해서, 기다란 열을 이루고 동작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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