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은 젊어 보이네 ~" 반팔 티셔츠, 고무줄 바지, 홈드레스, 머리핀, 목걸이 등등, 할머니들의 눈을 사로잡을 패션 아이템이 가득한 노점상의 등장했다. 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는, 지나가는 할머니들의 팔을 가볍게 붙들고, 어울리만 한 옷을 건넸다. 할머니들은 이런 주인 할머니의 호객행위가 싫지 않은지, 좌판 위에 놓인 동그란 앉은뱅이 거울에 옷을 대보며,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를 지었다. 도쿄에는 소위 할머니들의 핫 플레이스로 불리는 곳이 있다. 그곳에 가면 상가 초입부터 끝까지, 몸매를 보정해 주는 속옷부터, 사시사철 유행을 선도하는 다양한 옷가지들, 모자나 머플러 같은 패션 소품까지, 없는 것이 없다.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들이 다정히 팔짱을 끼고, 서로에게 옷을 대보며 소녀처럼 깔깔 웃는다. 한참 쇼핑을 하고, 찻집에서 녹차와 달달한 찰떡을 먹으며, 오손도손 수다를 떨다가, 해가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간다. 나는 티브에서 이곳을 소개하는 것을 보고, 왠지 호기심이 생겨서, 스케치를 하러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갈 때마다, 할머니들의 환한 얼굴이 너무 사랑스럽고 보기 좋았다. 점점 수명이 길어지는 시대, 우리 할머니들에게도 자신들의 멋과 패션을 위해 쇼핑하는 즐거움은 물론이고, 친구들과 거리를 활보하며 실컷 웃고 떠들 수 있는, 그런 곳이 하나쯤은 생겼으면 좋겠다. 언제가 늙은 우리를 위해서도 말이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