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일)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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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엄마는 남동생과 둘만 남게 되었다' 엄마는 10남매의 아홉 번째 이자 막내딸이다. 엄마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진 두 외삼촌을 제외하면, 엄마는 일곱 명의 형제와 함께 커온 셈이다. 스무 살에 부모님을 여의고 오빠와 언니를 부모 삼아 살아온 엄마는, 작년에 세 번째 삼촌을 여의고 가장 믿고 따르던 네 번째 삼촌을 오늘 잃었다. 장례식장에서 엄마는 오열하며 마지막 오빠의 가는 길을 지켰다.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어느새 평정심을 되찾고, 오랜만에 모인 자식들과 손자들을 위해 밥을 차리고 고기를 굽는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시라고 말려보지만, 엄마는 막무가내다. 무엇이라도 해서 이 공허한 마음을 채우려는 것 같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조카들이 식탁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시끌벅적 밥을 먹는다. 엄마는 그런 조카들을 묵묵히 쳐다보다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오빠들, 언니들 이제 다 만났겠네 " 어쩌면 엄마는 조카들의 밥 먹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시절 오빠들과 함께 밥을 먹던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그때를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조카들이 모여 앉은 그 식탁에서, 우리 가족은 둘러앉아서 밥을 먹었다. 언젠가는, 저 식탁에 영영 채워지지 않을 빈자리들이 하나씩 늘어갈 것이다. 나는 엄마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 엄마, 남은 생 엄마를 위해 재미있게 살다가, 삼촌들 다시 만나면 꼭 이야기해 주세요. 왜 먼저 갔냐고 약도 좀 올리면서... "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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