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춘, 그 이름만으로 가슴이 설렌다면... 당신은 청춘입니다 ' 여름 방학이 시작되는 7월에만 판매하는 일본 철도의 청춘 티켓 광고 카피이다. 시 못지않은 멋진 글과 한여름의 녹음을 담아낸 작품 사진으로 유명한 이 광고는, 보는 이로 하여금 떠나고픈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 나는 광고 회사 카피라이터로서 이 광고들을 무척 좋아했기에, 꼬박꼬박 노트에 필사를 하기도 했다. 도쿄 유학시절, 여름방학을 앞두고 양손 가득 과제를 들고 학교를 가던 중, 기차역에서 청춘 티켓 포스터를 발견하고, 나도 모르게 깍~하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순간 내 눈앞에 훅하고 들어온 이 따근따근한 광고 포스터가, 마치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아이돌과 우연히 조우한 것처럼 놀랍고 반가웠다. 나는 연신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내 생애 첫 청춘 티켓을 샀다. 청춘 티켓 한 장이면, 일본 철도가 다니는 곳은 마음대로 갈 수가 있으며, 하루 동안 어디서든 내리고 다시 탈 수 있다. 가격 또한 결코 만만치 않은 일본 덴샤 값을 생각하면 매우 저렴한 편이다. 나는 여름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기억도 까마득해진 나의 청춘을 소환해, 행선지를 오사카로 정하고 이른 아침의 첫 기차에 몸을 실었다. 촉촉해진 눈망울을 깜빡이며, 창밖으로 굽이굽이 펼쳐지는 산과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히죽히죽 웃으며 바라보다가, 마음이 드는 역에 내려서 간식을 사 먹고, 차가운 맥주 한 캔을 마셨다. 동네를 어슬렁어슬렁 돌며 산책을 하고, 상가에 들러 그 지역 특산품을 사고, 다시 기차에 올랐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청춘이란, 아마도 그때의 기차 여행처럼, 느리고 서툴러도 그것만으로 설레고, 목적지보다 지나가는 수많은 다음 역이 더 기대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장맛비가 아침부터 하늘에 구멍이 난 듯 쏟아진다. 그런데 난 왜, 저 비를 보면서 순간 청춘 티켓이 떠올랐을까? 청춘이 그리운 걸까, 아니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것일까.(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