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일찍 주무시는 거 아닙니까? " 밤 10시만 넘으면 문자도 전화도 잘되지 않는 나에게, 전형적인 올빼미형 인간인 K는 투덜대며 말했다. 작년부터 수면시간을 저녁 10시부터 아침 7시로 맞춰놓은 터라, 똑똑한 나의 스마트폰은 알아서 전화, 문자, 카톡을 제어한다. 내가 확인해 보기 전까지 아무런 신호도 보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미라클 모닝을 외치는 유별난 아침형 인간도 아니다. 단지, 잠을 잘 때는 잠자기에만 충실하자는 생각에서다. 우리 뇌는 잠을 잘 때, 우리가 보고 들은 것들 기억한다 고 했다. 즉슨, 충분히 잠을 자지 않으면 공을 들여서 무언가를 배우고, 달달 외운 것들이 머릿속에 제대로 기억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뿐인가, 잠을 잘 잔 날은 얼굴에서 생기가 돌고 광채가 난다. 우스갯소리로, 술 먹은 다음 날 피부가 더 뽀얘지고 회장도 잘 먹는다고 했는데, 그건 아마도 비록 알코올의 힘을 빌렸을지언정 세상모르고 잠 속으로 빠져들어서 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드니 잠 못 드는 밤이 많아진다고 걱정들이다. 물론, 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지만 비결이 있다면, 규칙적으로 잠들고 일어나려고 애를 쓰는 것과 행여 잠이 오지 않으면 억지로 잠을 청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티브를 보거나 다른 일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침대에 누워서 편안한 마음으로 눈을 감고, 천천히 깊은 호흡을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옅은 잠일지라도 잠 속으로 내가 서서히 녹아드는 기분이 든다. 열대야 때문에 잠들기 힘든 날들이 계속된다. 그래도 잠을 아니 잠자는 시간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 시간을 여전히 그리고 오롯이 잠에게 내어주어야 한다. 진짜 잠이야 말로 지치는 여름날의 보약임에 틀림없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