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토)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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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 인연' 모든 일은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불교 용어다. 조금 더 설명을 덧붙이면 인과의 법칙에 의해서 특정한 시간과 환경이 조성되어야 비로소 내 앞에 일어나게 되는 것으로, 노력을 하고 애를 쓰면 언젠가 결과는 일어나기 마련이란 뜻이다. 그러하니 조급한 마음은 스스로를 괴롭히고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는 지름길이며,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아는 것이 인생의 지혜라고 했다. 백번 옳은 말이지만, 참으로 그것이 어렵다. 그 시절이 언제쯤일까 인간이라면 궁금하기 마련이고, 과연 그 시절이 내게도 올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한 번도 좋은 시절이 없었다고 넋두리를 하는 지인과 그 말에 연신 맞장구를 치는 또 다른 지인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나는 생각에 잠긴다. 우리에게 좋은 시절은 과연 어떤 시절일까? 불가에서 말하는 '시절 인연'과 닮았을까? 별 노력을 안 했는데 줄을 잘 선 덕분에 승진을 하고, 작년에 산 아파트가 몇 배로 오르고, 자식들이 명문대에 들어가는 가는 시절 - 만약 그런 것이 좋은 시절이라면 나야말로 지금까지 살면서 좋은 시절이 한 번도 없었음에 분명했다. 그러나 곰곰이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소망하는 좋은 시절에는 내가 없다. 나를 둘러싼 주변 사람과 영원히 소유할 수 없는 헛상과 사물이 있을 뿐이다. 갑자기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네가 원하고 기다리는 시절 인연은 무엇인데?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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