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일)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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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까, 말까' 나이가 들면서 젊은 날의 조급함이 사라지니 수시로 이런 망설임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러다가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해서 뭐 하냐 하는 열등 콤플렉스에 가까운 결론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경험의 반복은 나를 무기력한 중년의 지름길로 인도한다. 매번 갈등의 기로에 설 때마다 나를 이끌어줄 판단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차피 남은 생 나를 위해 살겠다고 마음을 먹었느니, 그 기준에는 분명 내가 있어야 했다. 내가 지금 하려고 하는 이 일을 하는 것이, 앞으로 내가 나를 더 사랑하는 데 도움이 될까, 아니면 나 자신을 미워하고 질책하게 되는 데 도움이 될까. 매우 개인적이고 이기적이지만 나는 이 두 가지 선택지에서 고민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후로, 감쪽같이 결론은 명확하고 쉬워졌다. 놓치기에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지만, 여러모로 껄끄러운 일을 할까 말까를 망설이다가, 하지 않기로 단박에 마음을 먹는다. 그것으로 인해 다음 기회가 영영 사라진다고 해도, 나 자신을 미워하거나 질책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나 자신을 이만큼 믿고 사랑하는데 앞으로 무엇이 두려울까. 한쪽 문이 닫히면 또 다른 한쪽 문이 열리는 법이다.(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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