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목)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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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 몸살인가? " 서울로 오는 기차 안에서 까무룩 잠이 들었다 깨니 온몸에 한기가 돌았다. 가방 속에서 카디건을 꺼내 걸치고 창밖을 본다. 엄마는 지금 뭘 할까? 함께 며칠 더 있겠다고 했지만, 엄마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서울로 가라고 내 등을 떠밀었다. 프리랜서인 딸이 일을 미루고 온 것이 마음에 걸린 터였다. 이 마음으로 일이 손에 잡힐 리도 없지만, 엄마에게도 아빠와의 추억이 담긴 유품을 정리할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한 듯했다. 나는 따뜻하게 엄마를 안아주었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몸살 기운이 있는지, 식은땀이 흘렀다. 아무래도 병원을 가야 할 것 같았다. 옷을 꺼내 입고 동네병원으로 가 감기 증상이라고 말했더니, 먼저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아직까지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으며 예방접종도 모두 마친지라 내가 코로나일 염려는 없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선명한 두 줄이 새겨진 검사 키트를 나에게 보여주면 의사 선생님은 말했다. " 양성이에요. 약 드릴 테니 먹고 일주일 격리하세요. " 헉. 이건 또 무슨 날벼락인가. 간호사가 건네준 처방전을 쥐고, 약국으로 가 삼일 치의 약을 타고 집으로 왔다. 코로나,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건만 내가 덜컥 걸릴 줄이야. 집 밖에 잘 나가지도 않으며, 사람들도 거의 만나지 않는 내가 말이다. 엄마는 괜찮을까? 그러고 보니, 서울로 서둘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집에 함께 있다가 엄마에게 옮기기라도 하면 큰일이지 않은가. 다행스럽게도 나를 제외한 가족들을 모두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 코로나의 증상은 감기 증상과 별 차이가 없었다. 내가 주로 앍던 감기의 패턴과 거의 유사했다. 단지 기력이 조금 더 떨어지는듯했다. 앞으로 일주일, 천천히 내 몸을 회복하며 아울러, 내 마음도 치유하리라 차분히 마음을 먹는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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