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수)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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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무엇을 놓아버릴 때인가' 이유 없이 찾아드는 공허함과 흐물흐물 마음을 뒤흔드는 우울감의 원인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과거를 놓아버리지 못하니 현재에 집중할 수 없고 미래를 위해 나아갈 수가 없다. 내 것 같은 내 것 같지 않은 하루가 오고 간다. 이러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물처럼 흘려보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우리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이 두 가지 감정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읽은 책들에 의하면, 이 신호가 마냥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 신호는 이제야 말로 과거와 영원한 결별을 선언할 수 있는, 길고 길었던 방황의 막바지에 다다랐음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면의 또 다른 내가 할 만큼 했으니 그만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밖으로 보내는 것이며, 그 메시지를 보낸 주인공은 우유부단한 지금의 나를 대신해 결단을 내릴 준비를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하면 좋을까? 당첨이 안돼도 그만인 로또를 사는 것처럼 무언가를 막무가내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기쁘게 함으로써, 수고하는 하루가 아니라 만끽하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레 오늘, 즉 현재에 집중하게 되고 과거는 점점 기억 속으로 뒷걸음을 치기 시작할 터이고, 어느덧 낯설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지금 공허함과 우울감으로 힘들어한다면 이제 끝이 보이는 것이니 가벼운 명상과 산책으로 마지막 피치를 올려야 한다.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버티면 다 지나간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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