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서 혼자 먹고사는 일의 가장 큰 고충은, 1인분이라고 해도 혼자 다 먹기에는 버거운 음식과 1인분으로는 절대 사 먹을 수 없는 별미 음식 때문이다. 비교적 식탐조차 게으른 편이라 ‘ 먹고 싶다 ’는 강한 충동이 널을 뛸 때마다 ‘ 귀찮을 텐데 ’ 하고 거드름을 피우는 천적을 불러냄으로써 사태를 마무리 짓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을 수 없는 유혹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떡볶이다. 자주 가는 개미분식집에서 늦은 점심으로 때울 김밥 한 줄을 주문하고, 뿌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옅은 우롱차빛의 어묵국물을 빨간 플라스틱 사발에 떠서 양손으로 움켜쥐고 홀짝이는 동안, 나도 모르게 내 눈은 새끼손가락 만한 밀떡이 끈적끈적한 고추장 양념에 부유하듯 떠 있는 떡볶이 통에 고정된다. 개미분식집의 사장님은 늘 한 번에 떡볶이 통이 반쯤 차는 정도의 양만큼 떡볶이를 만드는데, 그래서인지 언제나 퍼짐이 없이 쫀득하고 윤기 나는 떡볶이를 맛볼 수 있다. 그 때깔 또한 물오른 단풍잎처럼 불그죽죽한 것이 얼마나 먹음직스러운지, 사장님이 김밥을 싸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수차례 먹을까 말까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 나의 고충을 눈치재셨는지 어느 날부터인가, 사장님은 컵떡볶이라는 현명한 대안을 나에게 제시함으로써 떡볶이를 향한 나의 고뇌를 말끔히 해소시켜 주었다. 나에게 딱 적당한 1인분이 되어준 컵떡볶이 덕분에 애피타이저로 이걸 야금야금 맛있게 먹어치우며 김밥을 기다린다. 이렇게 모자란 듯 먹는 떡볶이의 맛이란 욕심내지 않을 때 따라오는 행운의 보너스 같다고 할까.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