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 그럼에도 불구하고

by anego emi
최고의 다이어트

나잇 살… 나이 먹는 것도 가끔 서러운데 소위 나잇 살이라고부르는 것들이 덕지덕지 부록으로 들러붙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 책속에서 그랬다. 나이와 함께 생긴 이 살들은 나에게 내려진 천벌임에 틀림없다고... 먹는 걸 줄여도 두 배로 움직이려 애써도 효과는 고만고만이다. 모 연예인의 말처럼, 옛날에는 하루만 굶어도 1kg가 빠졌는데 지금은 이틀을 굶어도 빠질까 말까라고 한다. 백번 공감가는 말이다. 뭐 돈들여 고운 피부, 젊은 피부... 누구나에게 부러움을 사는 몸짱따위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나잇 살에 내 몸이 점점 둔해지고 뒤뚱거리지 않기를 맞는 옷이 없어서 우울해하지 않기를 간절히 원할 뿐이다. 운동을 하면 되지않겠나고? 물론 그렇긴하지만...지하 피트니스 센터의 런닝머신 위를 멍하니 걷는 것도 시끄러운 음악들과 사투를 벌리며 사이클을 타는 것도 나에게 적성에 맞지않는다. 게다가 여인들의 로망인 요가는 일년을 해도 나같은 몸치에게는 그저 고통스러울 뿐이다. 늘지 않으니 재미도 없고 남들고 비교하지 말라고 하지만 어디 그런가? 모두다 해내는 동작들이 나만 안될때의 무안함과 자괴감이란 주입식 교육의 경쟁구도에서 살아온 나에겐 어쩔 수 없는 본능이다. 그렇다고 혼자 묵묵히 산으로 가고 싶지도 않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은 나를 위해 굳이 변명을 하자면 이상하게도 나의 경우는 억지로 움직일 수록 몸은 터 찌뿌둥하고 그 덕에 무언가가 더 땡기고 먹으면서 이러면 안될텐데 라는 생각이 스트레스가 되어 더 몸이 무거워지고 둔해지는 것 같다.


이런 나에게 해성처럼 나타난 묘책은 바로 잠이다. 평소에 잠을 잘 못자는 예민한 나는 주말이면 방전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에 나는 내내 몰아 잠을 잔다. 잠에서 깨면 물을 마시고 간간히 TV와 책을 보다가 또 잔다. 그러다 보면 식욕은 사라지고 가끔씩 투여하는 물만으로도 알 수 없는 포만감이 생긴다.솔직히 뭘 챙겨먹는 것도 귀찮은 수준의 졸음에 몸과 정신이 사로 잡혀 있으니까...그러다 보니 신기하게 자꾸 졸음이 몰려온다. 꼭 보고 싶었던 주말프로도 이 졸음 앞에 지고 만다 전화 벨도, 카톡의 외침도,이 졸음 앞에는 그저 소음일 뿐이다.이렇게 이틀을 몰아자면 월요일 아침엔 이상하게 몸이 가뿐하다. 이틀 내내 쉬어 준 위장 탓인지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그리고 습관처럼 물을 계속 마시게 된다. 한결 가벼워진 듯한 이 착각에 월요일의 아침을 산뜻한 커피 한 잔으로 그저 행복해 한다. 10원어치 홀쭉해진 내 허리와 뱃살에 익숙한 벨트를 다시 한번 꽉~ 조이고 허리를 꼿꼿히 들고 집을 나선다. 그래, 기분좋게 퍼 자면서 굶으면 살도 절로 빠지겠지.안빠져도 그만이고 그저 그런 기분만 들어도 좋은 것이고. 비록 살이 빠지지 않았다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푹잔 덕에, 꾸준히 마셔준 물덕에 피부는 분명 뽀해진다는 사실…역지 잠은 보약이자 만병통치 약인듯 하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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