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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전성시 Sep 24. 2020

코로나 이후, 단독주택 수요는 정말 증가했을까?

30대를 위한, 미니멀주택 가이드라인 (8화)

아빠, 옆집 이사간데 !

대각선에 위치한 이웃집이 이사를 갔다.


아파트에서는 이웃집의 이사가 일상다반사지만,

주택을 짓고 마을에 들어온 이후 이사를 나가는 걸 본 것은 처음이었다.


서로 왕래는 없었지만  앞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기도 했는데,

부동산에 집을 내놓았다는 소식을 들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이사를 걸 보니 생각보다는 금세 집이 팔린 모양이었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아마도 그 집 아이들이 중,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이제는 학원도 보내고 교육에 신경써야 할 시기가 되었다는 점이 이사의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부가 이사를 들어왔다.


※ 글의 내용은 개인 단독주택을 지으며 알게 된 내용으로 작성된 견해임을 말씀드리며,
혹시나 직업과 연관되신 분들께 피해가 없도록 민감하거나 잘못된 정보는 수정하겠습니다.
(메인 이미지 출처 : 선데이저널)


우리 집은 택지지구의 주택단지 안에 위치한 작은 단독주택이다.


매년 봄이 오고 꽃이 피기 시작할 즈음이면 주택단지를 산책하러 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고,

우리 집을 지나며 눈이 마주치게 되면 이것저것 주택과 관련된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했는데,


올해는 특히 코로나 때문인지 여름을 지나 최근까지도, 작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단지를 구경하러 다니는 게 보였다.


대개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부가 많았는데,

아마도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바뀌어 집안에서 아이들과 생활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공동체 생활을 해야하는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을 생각해 보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아진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부동산 카페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진 것도 사실인 것 같았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가 정말 늘어나고 있는지 궁금해졌고 한 번 자세히 찾아보기로 했다.




확인에 앞서 신문기사가 있었는지 찾아보았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외국에 대한 기사였고,


미국의 경우 지난 7월 신규 단독주택 판매가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는 저금리와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매 수요가 증가한 이유도 있었지만,

코로나 19 이후 전염병에 취약한 도심을 벗어나 교외에 전원주택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을  

단독주택 판매 증가의 중요한 이유로 꼽고 있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1Z6QATQBIF



국내의 경우도 최근에 나온 기사를 몇 개 찾아볼 수 있었는데,(9월10일자)


첫 번째는 서울 단독주택 거래 비중이 최근 다시 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제목 "코로나에 아파트도 '찜찜'…서울 단독주택 거래비중 증가")

 

(※ 주요 기사 내용)
서울지역 8월 주택거래량에서(아파트, 빌라, 단독 포함) 단독·다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7.7%로 전월(7.0%) 대비 0.7% 포인트(p) 늘었고, 증가세는 2개월 연속(6.1%→7.0%→7.7%) 이어졌다.

https://www.news1.kr/articles/?4053802


또 다른 기사는,

코로나 19 이후 단독주택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제목 "껑충 뛴 아파트값·코로나19 확산…단독·다가구주택 거래량 '쑥'")


(주요 기사 내용)
전국 단독·다가구주택 평균 가격이 5월 2억 3271만 원에서 6월 2억 3316만 원, 7월 2억 3371만 원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서울 단독·다가구주택 매매 가격지수를 보면 2019년 9월부터 110을 넘겼고, 올 들어서는 112에 진입했으며 7월에는 114.2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고치다.


http://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0/09/10/2020091000148.html





신문기사의 내용처럼,

코로나 이후 단독주택을 찾는 사람들이 정말 증가한걸까?

보통은 별다른 생각 없이 뉴스를 믿는 편이고,

주변의 상황을 볼 때 최근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느낌이 드는건 사실이었지만,


직업 상 여러 데이터를 종합하여 분석하는 일을 하다 보니 어딘가 약간 석연치(?) 않은 부분느껴졌다.


하나는, 기사에서 언급했던 통계지표가 코로나 이후 주택시장의 수요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과연 적합한 것인가 하는 것 이었,

(일반적으로 비중, 평균, 지수 등과 같이 참값이 아닌 가공된 숫자를 분석에 사용할 때는 좀  신중해야 한다)


또 다른 하나는, 경험 상 깊게 분석해보지 않더라도 통계적으로 아직은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코로나 이후 데이터를 관찰한 시간이 아직은 너무 기 때문이었다.

(보통 통계적 분석을 위해 시간에 따른 연속된 데이터가 적어도 30개 이상 필요하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를 따지는 복잡한 분석보다는,


'코로나 이후 단독주택 수요 대한 트렌드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를 가볍게 확인하는 정도가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적합한 통계지표를 찾아야한다.)


 부동산과 관련된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숫자로 된 테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고,


단독주택을 지어본 경험으로 바탕으로

이를 확인해 볼만한 통계지표찾아서,


현재까지 나온 수치들만 가지고,

벼운 수준에서 그 트렌드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우선은 기사에 나온 내용을 팩트체크 해 볼 필요가 있었다.


보통 데이터를 볼 때는 한, 두개가 아닌 여러 개의 데이터를 쫙 펼쳐놓고 봐야 트렌드가 보이고,


그에 대한 분석까지 고려한다면 같은 시기에 발생한 비교군의 데이터가 있어야 좀 더 명확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우선 첫 번째 기사에서 나온,  

서울지역 8월 주택거래량에서(아파트, 빌라, 단독 포함) 단독·다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7.7%로 전월(7.0%) 대비 0.7% 포인트(p) 늘었고, 증가세는 2개월 연속(6.1%→7.0%→7.7%)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확인해보았는데,


서울 부동산별 매매 계약건수 비중 재 분석  (※ 출처 :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



직접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데이터를 다운받아 그래프로 그려보니

기사에 나온 숫자(빨간 원) 사실이긴 했지만,


올해 전체를 놓고 볼 때는 오히려 4월의 비중 값이 9.8%로 가장 높았기 때문에 아직은 지속적인 증가세로 보기는 어렵고,


2019년 이후의 데이터를 펼쳐놓고 보면 최근의 주택/다가구 매매 비중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최근 2년 이내에서는 2019년 2월이 12.9%로 가장 높았다)


그리고 기사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비교군으로 아파트의 매매비중따로 살펴보았더,(파란색 그래프)


3월부터 증가하다가 6월 이후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상대적인 영향으로 단독주택의 매매비중이 올라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부동산별 매매 계약건수 비교  (※ 출처 :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


그래서 매매 비중이 아닌 실제 매매 계약건수찾아보았다.


올해 나온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영향 때문인지,

8월의 서울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6월 대비 약 1/4 수준까지 떨어져 있었고,


주택/다가구 매매건수 역시 아래 그림의 빨간 원에 있는 것처럼 절반 수준까지 떨어져 있었다.   


결론적으로 기사의 내용처럼 '서울 단독주택 거래비중 증가'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거래건수 자체는 줄고 있기때문에 코로나 이후 주택매매 자체가 활발해졌다고 보기는 조금 애매한 부분있었다.




두 번째 기사에

서울 단독·다가구주택 매매 가격지수를 보면 2019년 9월부터 110을 넘겼고,

올 들어서는 112에 진입했으며 7월에는 114.2로 집계되었고, 이는 해당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고치라는 내용이 있다.


※ 주택매매가격지수

아파트,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주택시장의 평균적인 매매가격변화를 측정하는 지표

기준시점 대비 비교시점 가격비의 기하평균 방법인 Jevons index 방법론을 적용하여 산정(2012.11.=100.0)


이를 확인해 보기위해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통계에서 데이터를 다운받아,


2019년 이후 서울을 포함한 지역 단독· 다가구주택 매매가격지수 데이터를 그래프로 만들어보았다.


단독,다가구주택 매매 가격지수 추이 (※ 출처 : 한국감정원 )


기사의 내용처럼 서울의 단독·다가구주택 매매 가격지수가 오르고 있는 건 사실이나,


지난 10년간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이 지표는 전국이든 수도권이든 우상향으로 올라가는 그래프를 보이고 있었다.


 신문기사 역시 통계지표에 대한 설명만 믿고,

코로나 이후 단독주택의 거래량이 쑥 올랐다고 판단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고 보였다.



기사가 잘못된건가?
아니면 통계를 잘못 찾은걸까?

뉴스에 나온 통계전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점은 다소 놀라웠다. 


그래서 부동산의 수요예측과 관련된 몇 개의 연구논문또한 찾아보았는데,


대개는 여러 개의 지표를 모아 수식으로 만들어 놓고 검증을 하는 학문적인 내용이었고

코로나 이후 단기간의 트렌드를 보기에는 적합하지는 않아 보였다.   

 

그래서 직접 한 번 분석을 해 보기로 마음먹고,


단독주택과 관련된 직관적인 통계지표찾아서,

전국단위 보다는 실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했던 대구, 경기,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시군구별, 연령대별구분하여 가볍게 분석보았더니, 

어느정도 합리적인 추론을 해 볼만한 몇 개의 재미있는 트렌드를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이야기까지 한 편의 글에 담기에는 조금 길어질 것 같아,

다음에 Data가 좀 더 쌓이면 자세하게 풀어보려고 한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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