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를 위한, 미니멀주택 가이드라인 (9화)
단독주택 관련 책을 보면,
건축비용을 아낄 수 있을까?
주택살이를 꿈꾸며 구체적인 실행에 옮기기 전,
건축비용을 아끼려면 건축주로서 공부를 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단독주택 건축과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어보았다.
대개는 건축 과정과 부자재에 대한 설명을 앞쪽에서 하고,
뒷 부분은 실제 건축을 했던 집들의 설계도와 함께
건축비용이 항목별로 얼마가 들었는지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제 주택을 지으며 생각해보니 이런 정보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그 이유는,
책에 나온 집들이 그 당시 건축비용을 기준으로 설명되어있고,
실제로는 건축업체마다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기도 하거니와
건축 자재의 가격들은 1 ~ 2년 사이에도 많이 차이가 나기도 했다.
(기초공사용 시멘트 조차도 지역마다 가격과 품질이 다르다)
결론적으로,
나는 어떠한 집을 짓고 싶은지,
어떤 취향을 갖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정하는게
생각치도 않게 불어나는 건축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글의 내용은 개인 단독주택을 지으며 알게 된 내용으로 작성된 견해임을 말씀드리며, 혹시나 직업과 연관되신 분들께 피해가 없도록 민감하거나 잘못된 정보는 수정하겠습니다.
주택을 짓는 과정을,
새 차를 고르는 과정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원하는 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차를 사야겠다는 계획을 세운다면,
먼저 어느 정도의 예산을 쓸 것인가 (혹은 쓸 수 있는가)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용도를 생각하여
'세단'을 살 것인가, 'SUV'를 살 것인가, '승합차'를 살 것인가를 고민하고
가족 규모를 고려하여,
'소형', '준중형', '중형', '대형'으로 사이즈를 선택하게 된다.
위에서 정한 조건에 맞는 여러 차들 중에
'국산차'를 살 것인지, '수입차'를 살 것인지를 고른 후
원하는 회사에서 생산하는 모델로 결정하면 된다.
이렇게 프로세스를 따라가며
본인이 생각한 예산과 취향에 맞는 차를 고른다면 효율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겠지만,
문득 새 차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무작정 전시장을 찾아 구경하며 알아보기 시작한다면,
'이 차도 괜찮고', '저 차도 마음에 드는데?'를 반복하면서
처음에 '아반떼'로 구경을 시작했다가 결국 'BMW'를 덜컥 계약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초보 건축주가 단독주택을 짓는 과정도 어쩌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건축비용에 대한 예산을 확실하게 정하고,
가족의 취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택을 할수록 건축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선택을 한 번에 잘할수록 돈이 두 번 들어가는 일을 줄일 수 있고,
취향이 확실하다면 구체적인 상품까지도 미리 고를 수 있어 판매 업체별로 가격을 비교하가며 비용을 줄이 수 있다.
주택의 건축을 고민하며,
현재 단독주택에서 주로 시공되고 있는 방식이나 자재를 기준으로
중요한 선택지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건축방식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콘크리트 구조'는 시공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지만 화재에 강하고 튼튼하다.
'목조 구조'는 시공기간이 짧고 단열이 좋으며 다양한 구조를 만들 수 있지만 화재에는 약하고 매년 건축비가 오르고 있다.
'샌드위치 패널 구조'는 가장 저렴하고 단기간 시공이 가능하지만 화재 시 위험하다.
두 번째, 외벽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스타코' 방식은 가격이 합리적이고 단열과 오염에 강한 장점이 있지만 일정 주기로 관리비용이 든다.
'벽돌' 방식은 초기 설치비용이 많이 들지만 한 번 설치 후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다.
(관리차원으로 방수용 코팅제를 주기적으로 발라줄 필요는 있다)
'세라믹 사이딩'도 초기 설치비용이 높은 편이지만 오염에 강하고 관리가 필요 없는 편이다.
세 번째, 지붕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아스팔트 슁글'은 가격이 저렴하고 기능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일부가 벗겨질 수 있다.
'리얼징크'은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근에는 유행처럼 많이 사용되고 있다.
'기와지붕'은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지만 단열에 좋고 개성을 잘 살릴 수 있다.
네 번째, 실내 인테리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인테리어는 취향에 따라 비용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는데,
바닥 종류(원목마루, 강화마루, 강마루, 장판)
벽지 종류(실크벽지, 합지벽지)
싱크대(브랜드 제품, 사설)
욕조, 도기(브랜드 별 차이가 큼)
전기 등(브랜드, 종류에 따라 차이가 큼)
인테리어는 가장 마지막에 이루어지니 천천히 고민을 해도 괜찮다.
단, 인테리어 예산을 따로 정하고
그 안에서 배분을 하면서 고르지 않으면 추가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다섯 번째, 조경은 어떻게 할 것인가?
조경비용은 건축비용에 포함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취향에 따라 비용이 얼마가 나올지 예상이 안되므로)
입주 후에 조경 업체를 따로 알아보거나, 본인이 시공을 하는 경우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혹시나 잘 아는 지인이,
"2억 초반"의 건축비용으로 가성비를 고려하여 나에게 대신 골라달라고 하면 이렇게 추천을 해줄 것 같다.
첫 번째 건축구조는 '목조주택'으로,
두 번째 외벽은 '스타코'로 하고
세 번째 지붕은 '리얼징크'으로,
네 번째 인테리어는 집이 지어지는 동안 부부가 책이나 잡지를 열심히 참고해서 고르고,
다섯 번째 조경은 '기본 조경'만 반영하고 나중에 천천히 직접 시공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위에 적은 내용 정도만이라도 미리 선택해 둔다면
여러 시공 업체로부터 견적을 받아 비교해가며
정해진 예산 안에서 가장 괜찮은 곳을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시공 업체가 믿을만할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결혼을 하며 신혼살림을 고를 때 생각이 난다.
마음에 드는 물건은 가격이 비싸고,
저렴한 제품은 어딘가 금방 싫증이 날 것 같아서 손이 가질 않는다.
결국 가성비 있는 제품으로 대부분을 채우고
정말 갖고 싶던 것 한, 두 개 정도만 욕심을 내서 구입했던 것 같다.
단독주택을 지을 때도 비슷했다.
수많은 선택사항 앞에서 대부분은 가성비를 고려하되
꼭 하고 싶었던 구조는 건축 디자인에 반영을 하고,
실내 인테리어 중 몇 개의 포인트에는 욕심을 내 보며 효율적인 소비를 하려고 노력했다.
(나의 경우는 스테인리스로 된 싱크대 상판이 너무 갖고 싶었다)
다음은 끝으로 단독주택 조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