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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전성시 Oct 21. 2023

팀장님, 가장 성공적이었던 기획은 어떤 거였나요?

팀장의 기획 - 제 7 화


(박대리)


(Q1)
팀장님은 실무형 팀장이라 기획을 계속하고 계시잖아요.
 처음에 어떻게 기획 일을 하시게 된 건가요?


(문팀장)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은 독특한 커리어를 쌓은 편이에요.


지금은 금융기관에서 금융산업과 관련된 기획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처음 회사생활은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신 기술 개발을 기획하는 일을 담당했었습니다.


그렇게 분야는 완전히 다르지만 어딘가에서 새로운 업무를 기획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네요. 





(박대리)

(Q2)
분야가 바뀌어도 새로운 업무를 기획하는 게 가능한가요?


(문팀장)


사실 저도 처음엔 힘든 점이 많았어요.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어디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아서 혼자서 끙끙대며 시간을 버린 적도 많고요.


개인적으로는 엔지니어 시절부터 새로운 기술을 찾고 제작까지 실행하면서 나름대로의 기획에 대한 방법론을 만들어 봤었어요. 


그 이후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계속 다듬게 되었고,


다른 분야,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한 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기획 업무를 수행하는데 활용하고 있어요. 


다행히 저만의 방법론은 잘 사용되고 있습니다. : )





(박대리) 


(Q3)
팀장님이 말씀하시는 그 방법론이 무엇인가요?
 복잡한 내용인가요?

(문팀장)


아니에요. 굉장히 간단한 내용이에요.


제가 어떤 일을 기획할 때는 크게 세 가지를 명확하게 정리합니다.


① Key Concept 


② Key Problem


③ Key Solution이에요.



첫 번째, Key Concept을 찾기 위해서는 주변의 이야기나 고객의 바램에 귀를 기울입니다.


고객이 뭐가 필요한지, 뭐가 아쉬운지, 뭐가 문제인지이고 인터뷰나 대화를 통해 문제점을 찾게 되지요. 


그리고 문제를 이해하면 해결안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데 대부분은 실현이 불가능에 가까운 뜬구름 같은 개념이라 방향성을 잡기에는 오히려 좋습니다. 


'그래, 내가 이런 걸 해결해 주면 되겠구나' 하는 내용과 함께 Concept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Key Word도 함께 찾아 놓습니다.


이건 나중에 보고서를 작성할 때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이지요.



두 번째, 그다음 핵심문제인 Key Problem에 대해 정리합니다.


이게 왜 필요한 건지, 왜 문제인건지를 명확하게 정리할수록 해결방안을 찾기가 쉬워집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점은 문제의 난이도가 높을수록 해결했을 경우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는 점이에요.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건 아직 누구도 해결을 못하고 계속 이 상태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을 했을 때 되려 파급효과가 크게 마련입니다.



세 번째, 마지막 Key Solution은 말 그대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는 것이지요.


이 단계가 가장 어렵고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고 포기하게 됩니다.


물론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론도 있긴 합니다.


지금은 회사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때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에서 많이 사용했던 '6 시그마' 라던지,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TRIZ)' 같은 것도 참고해 볼만합니다.


그렇게 3가지를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으면 좋은 기획이 탄생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박대리)


(Q4)
음.. 감이 좀 안 오긴 하는데요.
좋은 성과를 냈던 기획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듣고 싶어요


(문팀장)


제가 엔지니어였을 때 TV나 모니터에 들어가는 얇은 유리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일을 했었어요.


유리의 날카로운 모서리 부분은 깨지기 쉬워서 둥글게 다듬는 공정이 필요한데요.


이때 둥근 면에 아주 작게 유리가 뜯겨 나오는 불량이 종종 발생을 하는데 그 위치를 찾는 게 어려웠어요. 


보통은 카메라로 불량을 찾게 되는데 하나의 카메라로 둥근면을 모두 볼 수 없으니 


위, 가운데, 아래에 각각 3대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불량이 나오는지를 보는 거지요. 


이론적으로는 같은 곳을 보는 것 같지만 각각 설치된 카메라의 위치가 조금씩 차이가 있고,


계속 사용하다 보면 카메라가 조금씩 틀어지기도 해서 불량에 대한 위치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래서 자주 정비를 하거나 수리를 하는 바람에 생산이 중단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할 방법이 딱히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 문제를 한 번 해결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하나씩 정리를 해나갔습니다.


① Key Concept : 유리의 둥근 3 면을 한 대의 카메라에서 볼 수 있도록 하자


② Key Problem : 유리의 둥근 3 면에서 한 대의 카메라까지 거리가 다르지만 같아야 한다

   (그래야 카메라의 포커스(초점)가 맞게 됩니다) 


③ Key Solution :  유리의 둥근 3 면에서 카메라의 이미지센서까지의 경로를 무조건 맞춘다



물컵 안에 젓가락을 넣으면 휘어 보이는 거 아시죠?


이게 공기와 물의 밀도가 달라서 사람의 눈에 들어오는 거리가 다르게 돼서 휘어 보이게 되는데요.


그래서 저는 제일 가까운 면과 카메라의 이미지센서까지의 거리를 먼저 정하고,


나머지 두 개의 면에서 카메라까지의 광학적인 거리를 억지로 좁힐 수 있도록 ,


물처럼 어떤 물질을 거쳐서 광학적으로 같은 거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해 보았어요.


그렇게 하나의 카메라로 3 개의 둥근 면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광학계를 개발했고요.



위치가 정확한 곳에 이미지가 함께 확인되니 불량을 찾기도 쉬워지고, 


수리를 할 필요도 없어져서 좋은 성과로 인정받았고 해외 여러 나라에 특허로도 출원이 되었습니다.






(박대리) 


(Q5)
좋은 예시인 것 같아요. 사례도 재밌고 이해도 쉬웠습니다. 
우리 회사로 이직 후 하셨던 기획 중에 기억에 남는 건 또 없으신가요?


(문팀장)


예전에 저는 기업과 산업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보고서를 쓰고 있었어요.


그 보고서는 금융기관에서 담당자들이 대출을 받으려는 기업을 평가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이용을 하고 있었고요. 


어느 날 실무자들이 평가를 해야 하는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 어디인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어요.


예를 들면 '드론'으로 검색어를 넣으면 드론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 리스트를 한 번에 찾아서 알려주는 거지요.


보통은 포털에서 키워드로 기업들을 하나씩 검색해서 수집해야 하는데 정확성도 떨어지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어요.


① Key Concept : 제품명을 입력하면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의 기업리스트를 제공


② Key Problem : 각 기업의 제품명 정보는 텍스트(문자)로 된 정보만 제공하여 분석이 어려움


③ Key Solution :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정보를 사전으로 만들어서 기업을 연결해 보자


이 정보서비스를 금융기관들만 사용할 수 있는 홈페이지에 올려서 조회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실무자들이 좋은 평가를 해줘서 외부 기관으로부터 포상을 받게 되었답니다.





(박대리)

 음... 예시를 들으니 조금 더 명확해지는 것 같습니다.


(문팀장)

그러면 이제 이런 기획안을 보고서로 쓰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요?


(다음화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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