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며 유학을 고민하는 것

오늘부로 자기 계발을 은퇴합니다 (5화)

by 문전성시
한 번 도전해 보는 게 어때요? 더 늦기 전에

신입사원 때부터 같이 일했던 거래처 사장님이 대리 진급을 축하한다며 갑자기 물었다.


그분은 20대 후반에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넘어가 박사학위를 마치고,

현지의 회사에서 한동안 일하다 국내로 들어와 사업을 시작하셨다고 들었다.


유학을 권하며 나에게 뜻이 있으면 본인이 추천서도 써주고, 알고 지내는 교수님도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당시는 이게 무슨 의미인지도 정확히 몰랐는데,

결혼하고 가정을 꾸린 지 얼마 안 되던 시절이라 엄두가 안 나서 말씀만 감사히 듣고 바로 포기하긴 했지만,

학생 때부터 한 번도 유학이란 걸 생각해보고 살지 않았어서 어떠한 삶인가 궁금한 마음이 들긴 했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회사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운이 좋게 선발이 되어,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유학 생활에 대한 아쉬움과 궁금증을 어느정도 풀게 되었다.


직장인이 유학을 가는 건 어떨까?


생각보다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다니던 회사를 용기 있게 정리하고

유학길에 올라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었다.


친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회사를 다니던 사람 중에 퇴사를 하고 유학길에 오른 사람들도 있었는데,

후문으로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학생 때부터 어렴풋이 갖고 있던 유학의 꿈이,

재미없는 회사의 현실을 맛보고 다시 커지게 되어 유학을 준비했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유학을 어떻게 준비하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국가마다 학교마다 모집요강이 다르기도 하고,

유학원이나 유학포털 사이트에 자세하게 설명이 나와있어

몇 시간만 둘러보면 '아, 유학은 이렇게 준비하는 거구나..' 하고 금방 이해가 된다.


직장인 중에도 유학을 알아보거나 준비했던 사람이 적지 않을 것 같고,

대부분(?)은 처음의 나처럼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된다.


한국과는 달리 입학보다는 졸업이 어렵기 때문에 유학생활에 실패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서 해오던 공부방법이

외국 학교에서는 먹히지 않다 보니 생각만큼 성적이 잘 안 나오게 되는 것 같았다.


또한 수업 중에 팀 플레이 과제가 많이 있었는데,

언어와 문화의 장벽도 있고 외국이다 보니 약간 소극적으로 참여하다 보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되면서 향수병이 오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이 무척 많이 든다.


미국의 경우 주립대가 아니면 한 학기 학비가 2,500만 원 정도로 비싸고,

좋은 집이 아니어도 월세가 기본 100만 원은 넘으며,

교통이 잘 되어있는 대도시 근처에 사는 게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사람 당 차가 한 대씩은 필요하다 보니 학비만큼 유지비도 많이 든다.


또한 학생 신분의 의료보험을 들었다고는 해도 병원에 가게 되면

정말 깜짝 놀랄 만큼 의료비가 나오기 때문에 이런 모든 비용을 감당하는 게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최대한 비용을 줄여보기 위해,

정부나 대기업에서 지원하는 장학 프로그램을 찾아보긴 하지만

아무래도 재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편이라 지원을 받기가 쉽지는 않고,


주변에서 추천서를 잘 받아 교수님과 사전에 학비를 후원받는 조건으로 시작하기도 하지만

일을 무척 많이 시키거나 도중에 내쫓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무사히 졸업하는 게 쉽지가 않다.


그래서 여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유학은 꿈꾸기 어려운 건 사실인 것 같다.



직장인이 유학 후 진로는 어떻게 될까?

미국에서 졸업한 박사급 인력이 매년 1,500명 정도씩 생긴다고 한다.


내가 만났던 유학생 중 100이면 99명은 교수를 꿈꾸며 한국으로 금의환양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꿈을 이룬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만큼 국내 교수 자리가 충분하지 않고 유학을 다녀온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예전만큼 외국에서 학위를 마쳤다는 메리트가 예전 같지는 않다.


교수의 꿈을 꾸던 사람들은 국내 대학보다는 현지에서 조교수를 꿈꾸며

포닥(Post Doctor)을 통해 연구를 더 하기도 하고,

회사로 취업을 하거나 국내 대기업으로 복귀하기도 한다.


유학도 결국은 과정인 셈이고 어딘가에 정착해서 일을 하는 건 마찬가지인 셈이다.




나에게 유학을 제안했던 거래처 사장님께 한국으로 돌아온 계기를 여쭤본 적이 있었다.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본인의 경우 박사학위가 있었기 때문에

미국 내 회사 몇 군데에서 어느 정도 대우를 받으며 일하긴 했지만

관리자 이상으로는 진급이 어려웠다고 했다.


짐작하기론 아마 아시안 인이 가진 한계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 귀국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는데,

외국 대학 학위에 대한 메리트는 국내로 돌아왔을 때 조금 더 인정해 주는 건 사실인 듯하다.


유학을 생각하는 직장인이 있다면 너무 늦지 않게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30대 중반에 도전하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손에 꼽힐 만큼 없었고,

결혼하고 아이들과 같이 오게 되면 비용이 무척 증가하게 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회사를 다니면서 유학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직장 생활과 병행하여 2년 정도 준비하면서 토플이나 GRE, GMAT 같은 시험을 보고,

유학비용도 미리미리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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