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많이 안아주어야 하는 이유

딸아이에게

by 세온

사랑하는 우리 딸.

오늘은 엄마가 할 말이 있어.

너는 왜 항상 엄마 아빠가 너만 보면 끌어안고 뽀뽀하고 볼을 비벼대는지 궁금했지? 그 의문에 대한 답을 해주려고.


사진을 찍으면, 너의 귀여운 모습을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어.


네가 지금처럼 이불 두 개를 다 차지하고 대자로 뻗어 자는 모습,

상전같이 할아버지 무릎 위에서 티비 보는 모습,

생일날 하트 무늬 고깔모자를 쓰고 즐거워하는 모습,

식탁에 앉아 밥을 먹을 때 유독 꼼지락거리는 앙증맞은 발가락,

무엇보다 엄마 아빠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하는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을 다 담을 수 있지. 나중에 네가 어른이 되어도 사진을 통해 지금의 네 모습을 볼 수 있어.


그리고 동영상을 찍으면, 너의 움직임과 목소리까지도 다시 보고 들을 수 있단다.


어린이집에서 배운 노래를 우렁차게 부르는 소리,

만화 주인공을 흉내 내며 변신하는 모습,

혀짧은 발음으로 오늘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소리,

식판을 가지고 와 선생님 놀이를 하며 음식을 담아주는 모습,

줄넘기를 배운 날 50단 뛰기를 보여준다며 펄쩍 펄쩍 점프하는 모습,

큰 머리와 짧은 팔다리로 신나게 율동하는 모습,

그 귀여운 행동과 목소리들을 나중에도 보고 들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단 하나 저장할 수 없는 게 있는데, 그게 뭔 줄 아니?

바로 너의 촉감이야.


촉감은 어떻게 해도 보관할 수 없어.

번쩍 들어 안으면 품 안을 가득 채우는 등,

약손, 하며 쓸어주곤 하는 말랑말랑한 배,

뽀뽀할 때 느껴지는 보드라운 볼,

함께 누워 책을 볼 때 배에 턱 올라오곤 하는 발의 무게.

이 모든 것들은 그 어떤 기술로도 다시 불러올 수 없어. 조그맣고 귀여운 너의 온몸을 품에 안았을 때, 마음까지도 가득 차는 그 행복감을 그대로 재현할 수 없는 거지.


그래서 엄마 아빠는 매일 같이 너를 안는단다. 안고, 쓰다듬고, 뽀뽀하고, 모든 애정 표현을 다 해도 충분한 것 같지 않거든. 너의 이 사랑스러움을 간직하는 방법은 엄마 아빠의 기억하는 것밖에는 없으니까. 수십 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많이 안아야 하지 않겠니.

그러니까 좀 봐주라. 조금 귀찮더라도 말이야.

그렇게 엄마 아빠의 마음을 느껴주렴.

그렇게 서로의 마음에 사랑을 심어주자. 너도, 엄마도, 아빠도,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게. 알겠지?

오늘도 넌 너무너무 귀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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