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사담 Aug 11. 2023

리더는 사람을 구분 없이 쓸 줄 알아야 한다.

[사기열전 맹상군 편]

맹상군(미상~BC 279년)제나라 사람으로, 조나라의 평원군, 위나라의 신릉군, 초나라의 춘신군은 각각 식객을 3천 명을 거느린 전국(戰國) 시대 사공자로 불렸습니다.


 

맹상군


용감하고 총명한 사람


맹상군은 제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문(文), 성은 전(田)입니다. 맹상군의 아버지 전영은 제나라왕의 배다른 동생이었고, 재상의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전영은 아들이 40여 명이나 있었는데, 그중 천한 신분의 첩의 아들이 전문이었으며, 5월 5일 출생자였습니다. 당시 5월에 태어난 아들은 키가 지게문 높이만큼 자라면 부모에게 해롭다 하여, 전영은 첩에게 아이를 키우지 못하게 하였으나, 그 어머니는 전영을 몰래 키운 후  장성하자 아버지를 만나게 합니다. 이에, 전영이 대로하자, 전문은 어머니를 대신해서 이유를 물었고, 전영은 5월의 태어난 아들이 상서롭지 못함을 설명했습니다. 전문은 다시 묻습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 그 운명을 하늘로부터 받습니까? 아니면 지게문으로부터 받습니까?" 전영이 답을 하지 않자, 전문은 다시 말했습니다. "사람의 운명을 하늘에서 받는다면 아버님께서는 무엇을 걱정하시며, 운명을 지게문에서 받는다면 지게문을 계속 높이면 그만입니다. 어느 누가 그 지게문 높이를 따라 계속 클 수 있겠습니까?" 전영이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전영은 이후 전문의 총명함을 알아보고, 집안 일과 빈객 관리를 맡겼고, 결국 자신의 후계자로 임명합니다.



계명구도(鷄鳴狗盜), 닭 울음소리와 개 흉내를 내는 도둑


진나라 왕은 총명하던 소문이 있는 맹상군을 재상으로 삼고자 그의 나라로 초대하였으나, 신하들의 조언에 따라 마음을 바꾸어 그를 죽이고자 합니다. 곤란에 빠진 맹상군은 진나라 왕이 아끼는 첩에게 자신을 풀어줄 것을 요청하나, 그 첩은 맹상군이 가진 천하의 보물 중 하나인 여우 겨드랑이의 흰 털로 만든 가죽 옷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그 옷은 이미 진나라 왕에게 바쳤기 때문에 맹상군은 같이 온 빈객들과 문제를 상의하지만 별 뾰족한 방법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빈객 중 개 흉내를 내고 좀도둑질하는 자가 나서서 옷을 훔쳐 오겠다고 합니다. 야음을 틈타 그는 궁궐 창고에서 무사히 옷을 훔쳤고, 맹상군은 진나라 왕의 첩에게 바치자, 그녀의 도움으로 풀려나게 됩니다. 그러나 왕의 생각이 곧 바뀔 것을 알고 있는 맹상군은 곧바로 달아났고, 진나라의 마지막 관문인 함곡관에 도달했지만, 밤에는 문을 열지 않고, 첫닭이 울 때에만 문을 열도록 하는 국경 관리법에 의해 진나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진나라 왕도 맹상군을 풀어준 것을 후회하며 다시 그를 잡도록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다급한 상황에서 맹상군의 빈객가운데 한 명이 닭 울음소리를 내자, 다른 닭들도 같이 울었습니다. 마침내 문이 열리자 일행은 무사히 진나라를 벗어나게 됩니다.

 


위자가 알아본 맹상군의 위기와 도움


맹상군은 재나라의 재상이 되었고, 자신의 봉읍이 있어 별도의 조세를 거두었습니다. 이 임무를 위자라는 사람에게 맡겼는데, 한 해에는 조세를 거두어 오지 않았습니다. 맹상군이 이유를 묻자, 위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어진 사람이 있어서 아무도 모르게 그에게 빌려 주었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 맹상군은 화가 나서 위자에게서 그 자리를 빼앗아 버립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맹상군이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는 모함을 받게 되고, 왕조차 의심을 하자 맹상군이 도망을 치게 됩니다. 이때 어떤 이가 왕에게


"맹상군은 반란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한 몸을 바쳐 맹새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궁궐 문 앞에서 자결하게 되자, 왕이 깜짝 놀라 맹상군을 자세히 조사하자 맹상군의 결백이 밝혀집니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맹상군의 결백을 주장한 자는 바로 위자가 조세를 빌려준 사람이었습니다.



풍환의 도움


맹상군은 식객이 3천 명이나 되어 봉읍의 조세로 식객을 대접할 돈이 모자라, 자신의 봉읍지의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놀이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자 및 상환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자, 식객 중 풍환이라는 인물에게 빚을 받아오게 합니다. 풍환은 봉읍지에 이르러, 이자를 거둔 후 그 돈으로 고기와 술을 준비하고 빚진 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모인 자들과 차용증서를 맞추어 보며, 돈을 갚을 수 있는 사람과는 상환일자를 정하고, 어려운 이들에게는 차용 증서를 불살라 버립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맹상군의 뜻이라고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자, 모두들 절을 하며 탐복합니다.


정작, 맹상군은 이 소식을 들은 후 화가 나서 풍환을 다그치자, 풍환은 술과 고기를 많이 준비하지 않고는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없고, 여유 있는 자에게는 상환일자를 정하였고, 상환 능력이 없는 자들을 다그쳐 봤자, 도리어 그들이 도망을 가게 되어 영원히 돈을 갚지 못할 테고, 또한 군주로서 신뢰를 잃을 것이기에, 그것을 방지하고, 군주가 백성에 가까이 갈 수 있고, 군주를 칭송하게 한 일인데 무엇이 잘못되었냐고 하자, 맹상군은 풍환에게 고마워했습니다.


맹상군이 모함으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그 많던 식객들이 모두 맹상군을 떠납니다. 풍환이 이때 기지를 발휘하여, 진나라왕에게 찾아가 맹상군의 능력을 설파하자, 진나라왕이 바로 맹상군을 불러 쓸려 하자, 풍환이 또 제나라 왕을 찾아가 진나라 왕이 맹상군을 높이 쓰고자 한다고 전합니다. 그러자 제나라 왕은 인재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하여, 다시 바로 맹상군을 재상으로 앉히고 봉읍지를 더 넓혀 줍니다.




맹상군은 다른 식객들이 싫어했지만, 보잘것없던 좀도둑과 닭 울음소리는 흉내 내는 사람을 빈객으로 삼았고, 뜻하지 않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식객 중 위자는 맹상군과 충돌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맹상군을 위기에서 구했고, 풍환도 맹상군의 옆에서 그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곤 했습니다. 맹상군은 본인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을 구분 없이 수용하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