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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사담 Aug 12. 2023

신분의 귀천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라

[사기열전 신릉군 편]

전회와 그 전회에 걸쳐 제나라의 맹상군, 조나라의 평원군을 소개하였고, 이번에는 전국시대 사공자 중 가장 위대하다고 평가받는 신릉군(미상~기원전 243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신릉군의 이름은 무기입니다. 위나라 왕의 아들이며, 후에 왕의 대를 이은 안희왕의 이복형제였습니다. 전국시대 다른 사공자와 같이 3천 명의 식객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다른 나라 제후들에게는 신릉군의 명망과 인덕이 널리 알려져 있었고, 그로 인해 다른 나라로부터 10여 년 동안이나 위나라는 공격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신릉군 <출처 : Baidubaike>


절부구조(竊符救趙), 병부를 훔쳐 조나라를 구하다
 

전국시대의 강대국인 진나라는 조나라의 한단을 공격합니다. 조나라의 평원군이 위나라의 신릉군에게 도움을 청하자, 위나라 왕은 10만의 군사로 조나라를 구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진나라는 조나라를 돕는 나라조차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자, 겁을 먹은 위나라 왕은 군대의 전진을 멈추고, 사태를 관망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를 알게 된, 평원군은 다급해진 마음으로 신릉군에게 구원군을 끊임없이 재촉합니다.


주둔해 있는 군대를 움직일 권한이 없어, 신의를 지키고자 자신의 일부 가신을 끌고 전쟁터에 나가고자 하나, 빈객인 후영의 계책으로, 군대를 움직일 수 있는 왕의 부절을 몰래 훔쳐내어, 그것을 지니고, 주둔하고 있는 군대에 도달합니다. 그러나, 군대를 통솔하고 있는 장수 진비가 신릉군을 의심하며, 군대를 내어주지 않습니다. 신릉군이 떠나기 전에 후영은 이러한 일을 예측했고, 신릉군에게 그의 친구인 주해와 동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진비가 군대의 출정을 반대하자, 주해는 철퇴를 꺼내 진비를 쳐 죽이고, 신릉군은 군대를 인수합니다. 군사들의 사기를 돋운 신릉군은 진나라 군대를 쳐서 한단에 물러나게 합니다. 신릉군은 왕명을 속인지라, 군대는 위나라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빈객들과 조나라에 남았습니다.

 


충언을 들을 줄 아는 신릉군


조나라 왕은 신릉군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자, 신릉군을 크게 치하하였습니다. 이에, 신릉군이 교만만 모습을 보이자,  그러자 빈객 중 한 사람이 신릉군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자, 신릉군은 자책하며, 부끄러워하였습니다.  


신릉군이 위나라로 돌아가지 않고 10년을 조나라에 머물고 있는 사이, 진나라는 신릉군의 부재를 틈타 위나라를 공격합니다. 이에 위나라 왕은 신릉군이 돌아올 것을 요청하였으나, 그는 위나라 사자를 만나지 조차 않으며, 사자를 자신에게 데려오는 자를 죽이겠다고 까지 말합니다.  식객 중에 모공과 설공 두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릉군에게 위나라의 위기를 구해야 한다고 하고, 이것이 신릉군에게 유익임을 용기를 내어 충언을 하자, 신릉군은 곧바로 위나라를 구하러 출발을 합니다.


신릉군이 돌아오자, 위나라 왕은 장군으로 삼고 다른 나라의 제후들에게 알리자, 제후들은 각각 군대를 보내 위나라를 돕고, 신릉군은 연합군을 이끌고, 진나라 군대를 공격하고, 진나라의 국경 입구에 해당하는 함곡관까지 진나라를 물리쳤습니다. 이후, 진나라의 군대는 국경 밖으로 나오지 못했고, 신릉군은 천하에 자신의 이름을 떨쳤습니다.

 


신릉군의 죽음과 위나라의 몰락


신릉군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진나라는 몰래 사람을 써서 신릉군을 모함하자, 위나라 왕은 결국 장군을 바꾸게 되었고, 신릉군은 조정을 떠나게 됩니다. 술로 세월을 보내던 신릉군은 4년 후에 술병으로 죽게 됩니다.


진나라는 신릉군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위나라를 공격하여 20개의 성을 빼앗고, 위나라의 영토는 점차적으로 축소되어, 18년 뒤에는 진나라에 의해 멸망되었습니다.


사람 사귐에 귀천을 따지지 않는 신릉군


신릉군에게 중요한 역할을 했던 후영은 문을 지키는 관리이며, 장수 진비를 죽인 주해는 백정이었습니다. 위나라로 돌아오는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모공은 노름꾼 사이에 살았었고, 설공은 술집에 숨어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신릉군은 사람의 인물됨을 중요하게 여기고 신분이 낮고 천함을 개의치 않았습니다. 결국, 그들은 모두 목숨을 걸고 신릉군은 도왔으며, 신릉군이 큰 일을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신릉군 열전은 크게 두 명의 인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신분의 귀천 없이 사귀고 믿어준 신릉군과 의심이 많아 능력 있는 신릉군을 버린 위나라의 왕입니다. 신릉군은 비록 천한 신분이나 능력 있는 사람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큰 일을 이루어 냈습니다. 반대로, 위나라 왕은 능력 있고, 신의가 있는 신릉군을 버림으로 나라의 멸망을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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