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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사담 Aug 02. 2023

주변에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사기열전 악의 편] 사기열전을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

악의(생몰미상)는 위나라 사람으로 연나라의 장수였다가 마지막으로는 조나라의 장수가 된 인물입니다. 악의는 제갈량의 출사표의 내용과 유사한 '연왕보서'를 작성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야기 속에서는 악의라는 인물 자체보다는 그를 활용했던 왕들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더 많은 교훈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악의가 활동하던 시절의 연나라 왕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악의


先始於隗(선시어외), 곽외로부터 시작하라.


연나라가 제나라에 의해 거의 망해가고 있는 시기에, 소왕이 연나라에 즉위합니다. 소왕은 제나라에 복수를 하고자, 능력이 많은 인물들을 모으고 싶어 했습니다.


그는 당시 뛰어난 곽외 선생을 찾아가 인물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묻자, 곽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왕은 스승과 함께하고, 왕은 친구들과 함께하며, 제후는 신하와 함께하고, 나라를 망치는 자들은 공사장에서 삵일을 하는 역부과 함께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왕이 몸을 낮추고 겸손하면 백배 능력이 많은 자가 올 것이고, 솔선수범을 하고, 남에게 적게 아는 척을 하면 열 배 나은 자가 찾아오고, 남이 일할 때, 그때서야 같이 일하면 자기 수준과 유사한 자가 찾아오고, 거드름을 피우고, 일만 시키면, 마구간 잡역부가 올 것이고, 미워하고, 화내고, 오만하고, 핑계 대며, 꾸짖기만 하면 노예들이 찾아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곽외는 부족한 자신에게부터 배우면, 더 훌륭한 인물들이 앞 다투어 연나라로 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소왕은 곽외를 즉시 스승으로 삼았고, 이후에 유능한 인물들이 숱하게 연나라로 몰려들게 됩니다. 그중에 한 인물이 악의였습니다.



악의를 상장군으로 임명하다.


연나라 소왕은 악의에게 제나라를 칠 방법을 묻자, 악의는 연나라만으로 부족하기에 진나라를 제외한 연합군 방식을 제안하였고, 왕이 악의를 상장군으로 삼자, 악의는 조, 초, 한, 위, 연 5개국의 군대를 연합하여 제나라의 군대를 대파하고 제나라 수도까지 쳐들어가 갑니다. 악의는 5년에 걸쳐 제나라의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항복을 받아내고, 많은 제물과 보물을 연나라로 보냈습니다. 제나라는 단지 두 개의 성만 항복하지 않은 채 풍전등화가 같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소왕의 죽음과 그 아들 혜왕의 즉위


그러나, 그즈음 악의를 임명했던 소왕이 죽고, 악의에 대해 좋게 여기지 않던 소왕의 아들 혜왕이 즉위를 하게 됩니다. 제나라는 이 소식을 듣고, 연나라에 첩자를 보내 악의가 제나라 지역에서 왕이 되기 위해, 전쟁을 길게 끌고 있다는 소문을 내자, 악의를 의심했던, 혜왕은 새로운 장군을 임명하고, 악의에게 돌아오라고 명령합니다. 악의는 두려움을 느끼고 조나라로 도망을 가게 되고, 조나라는 악의에게 큰 벼슬을 줍니다.

 


제나라에 패배한 연나라


악의가 없어진 연나라는 제나라에 군대의 계책에 말려, 크게 패하고, 모든 지역에서 쫓겨나 마침내 제나라에서 후퇴하게 됩니다. 연나라 혜왕은 악의를 교체함으로 제 나라 땅을 잃은 것을 후회하는 한편, 악의가 조나라의 군대를 몰고, 자신에게 보복을 하지 않을까 두려움을 갖게 되어, 악의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습니다.


악의는 여기서 연나라 왕에게 '연왕보서'의 글을 작성합니다. 이 글은 선왕에 대한 은혜와 그것을 잊지 못하는 신하의 애틋한 마음과 함께, 선왕의 공적을 높이고, 그로 인해 자신이 연나라를 칠 의사가 없음을 알립니다. 연나라의 왕은 악의의 아들에게 악의가 가졌던 원래의 벼슬을 내립니다.


 



악의는 같은 한 사람의 신하였지만, 소왕에게는 너무나 능력 있는 신하였고, 그 아들 혜왕에게는 불손한 신하로 여겨졌습니다. 소왕은 악의를 통해 제나라를 멸망 직전까지 몰아갔고, 나라의 부흥을 가져왔으나, 그 아들인 혜왕은 유능한 장수 악의를 배제함으로 얻었던 제나라의 모든 땅을 다 빼앗기고, 악의의 보복조차 두려워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군주의 용인(用人)의 중요성을 배우게 됩니다.


제왕은 스승과 함께하고, 왕은 친구들과 함께하며, 제후는 신하와 함께하고, 나라를 망치는 자들은 역부와 함께 한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주위에 어떤 부류의 사람이 많은지, 또 어떤 사람들이 많기를 원하는 지를 보면, 자신이 주도하는 조직의 현재와 미래를 짐작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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