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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우자 Sep 26. 2022

책 읽는 것만으로 10만원을 벌었다


오늘 나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림으로 인해 10만원 어치 돈을 벌었다.


책 한권이 대략 10,000원이고 10권을 빌렸으니 10만원 어치의 소비를 save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생각하니 책을 사지 않고 빌리는 것을 스스로 좀 더 뿌듯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주로 빌리는 책 장르인 재테크 및 경매 책에 더하여 퇴사를 하였기에 퇴사 관련한 에세이도 추가되었다. 내가 책을 즐겁게 생각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만화책도 2권 빌렸다. 운전 연습을 약 45분 하고 난 후, 집에 도착해 바로 만화책들을 집어 읽었다. 인스타 할 시절에는 잘 보던 감자씨의 인스타툰이 책으로 나와있길래 이걸 빌려서 읽었고 모두의 미아씨라는 책을 보니 그림체가 예뻐서 골라왔다. 모두의미아씨라는 책에는 고양이들을 돌봐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학대범이 고양이를 해꼬지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화가 났다.


책을 다 읽고 실화가 아니길 바라며 서둘러 에필로그를 읽었다. 다행히 실화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마냥 다행이라고 마음이 가벼워질 수 없는 건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법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누워있는 아빠를 꼬셔 같이 뛰러나가자고 했다. 아빠는 서둘러 양말을 신었고, 나는 당장 입을만한 런닝복이 없어서 밤에 얼핏보면 잠옷인 게 티가 안날 거라 세뇌시킨 잠옷을 걸쳐 입었다.


그리고 sg가 시흥 아울렛에서 사준 나이키 런닝화를 신었다. 그 전에는 10년된 런닝화를 신고 뛰니 밑창이 다 닳아서 미끄러질 뻔한 적이 몇 번 있어서 버리고, 반스 같은 일반 신발을 신고 그냥 뛰었다. 뭐 얼마나 차이나겠어 하며 말이다.


그런데, 선물받은 이 런닝화를 신고 뛰니 몸 전체가 가볍게 느껴졌다. sg에게 새삼 고맙다. 그리고 sg는 런닝화에 이어서 트레이닝 바지를 선물해주었다. 나는 그동안 뛸 때마다 런닝복이라 할 옷이 없고 살 생각도 없어서 잠옷을 입고 뛰곤 했다. 이번에 sg가 트레이닝 바지를 사줘서 그날 바로 착용하고 뛰었다. 멋진 트레이닝 바지와 런닝화를 갖추어 입으니 건강하고 멋진 여성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평소보다 조금 더 뛰었고 오랜만에 한 런닝이라 그런지 집에 돌아오니 얼굴이 시뻘개져있다. 빠르게 옷을 벗어 던지고 별비의 발을 먼저 씻겨줬다. 눈물 자국이 없도록 세수도 조심히 시키고 양치도 시켰다. 그리고 발의 국물을 짜고 수건으로 말린 후 내보냈다. 몸에 열기가 뜨거웠기에 찬물로 샤워를 했다. 아침에 샤워 했으니 밤에는 샴푸는 하지 말고 물로만 헹굴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그러다 균이 남아 요즘 신경쓰이는 탈모를 일으킬까봐 걱정이 되어 내가 만든 샴푸바로 머리를 감았다. 세수도 하고 여성청결제로 씻고 워터픽도 했다. 백수이니 치과 같은 데 가면 돈 무진장 깨지니 아프면 안된다.


약 한달만에 운동을 하고 오니 기분이 좋아졌다. 시원한 타트체리 주스 한잔을 들이키고 냥냥쓰들과 놀아줬다. 백수여도 활력있게 살고 꾸준히 운동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sg가 운동 선물 세트를 사준 빅 픽처가 바로 이루어진 셈이다.


오전 9시에 기상하고, 바로 샤워를 하여 상쾌하게 식사를 하고난 다음에는 달콤한 믹스 커피를 타 마셔야지. 그 후 저녁에는 9시에 아빠, 오빠, 별비와 같이 아파트 단지를 몇 바퀴 뛴 후 다시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숙면을 도와주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타트체리 원액을 시원한 물에 타서 꿀꺽꿀꺽 마셔야지. 마지막 루틴으로는 냥냥쓰들을 신나게 놀아준 후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조금 하다가 12시 쯤에 코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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