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나는 요즘)
내 능력이 세상을 따라가기 힘들구놔...
아침에 일어나 멍하니 앉아 있는다.
뭐라도 해야지 하면서 정신을 차려본다.
그리고 싶은 내용을 다이어리에 메모해 둔다.
그때그때 생각나는 일들을 글로 써둔다.
내 캐릭터를 다른 스타일로 그려본다.
유튜브를 보면서 요즘 유행을 찾아본다.
일상툰, 육아툰, 직장인툰을 그린다.
그림을 그리다 뭔가가 치밀어 오른다.
나는 한숨을 쉬며 꾸역꾸역 그림을 그린다.
핸드폰으로 내 SNS 계정 통계를 확인해 본다.
줄어드는 좋아요 수, 줄어드는 댓글 수, 정체된 팔로워수, 광고로 가득한 팔로워, 거의 0원에 가까운 수익... 내가 하는 모든 온라인 작업은 하락 중이다.
꾸준히 하면 된다고 하더니 이제는 꾸준히만 해서는 안된단다. 공부를 하라고 해서 나름 이것저것 공부를 하고 시도를 해 봤는데 더 안 좋은 상황으로 가고 있다.
온라인 작업을 20년 동안 해와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쪽으로 작업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는데, 온라인 세상은 돈 버는 방법으로만 온통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너무도 빨리 변해가는 와중에 나는 그중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지만 제자리다. 제자리 아니면 뒤로 밀려나있다. 허허허..
아침에 일찍 일어나 뭔가를 습관적으로 공부하고 배우다 보면 착착착 뭔가가 되면서 돈을 벌 수 있게 된다는데... 나는.... 안되던데?
조카들이 공부 안 하고 놀고만 있으면 나중에 똥멍충이 된다고 잔소리했었는데 공부를 해도 안 되는 똥멍충이가 여기 있었네....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영화 리미트리스가 생각난다.
알약을 먹으면 두뇌 100% 사용해 엄청 똑똑해져서 책 한 권을 하루 만에 집필하고, 여러 나라 언어를 구사하고, 자신감이 생기고, 사람들이 모이고, 돈 버는 방법을 알게 돼서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다로 끝난 영화...
그냥 현실성 없는 일들을 생각해 본다.
내가 잘하는 일로 초보가 왕초보에게 가르치듯 해보라는데 이제는 사람들 눈이 높아졌다. 내가 잘하는 건 남들이 더 잘한다. 내가 뭘 잘했는지도 모르겠다.
재미로 본 사주에도 그림은 계속 그리되 돈은 못 번다는 얘기에 퉤퉤퉤를 해봤지만 사실인가 싶기도 하고 돈 버는 방법으로 가득한 온라인 속 좋아요 수, 팔로우 수, 댓글 수, 수입을 보고 있자니 안 좋은 생각들로 머릿속이 가득 찬다.
공감이 가는 글에는 분명 긍정적인 마인드로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라고 해야 끝을 맺어야 좋은 반응이 오겠지만 나는 일단.... 긍정정인 마음보다는 핸드폰으로부터 벗어나 잠시 생각을 가져 봐야겠다.
요즘 말로 알고리즘 때문에 하루라도 글을 올리지 않으면 내 지수는 떨어지기 때문에 꾸역꾸역 글을 올릴 수 도 있지만 일단 나를 평가하는 숫자에는 멀어져 있으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또 생각을 해봐야겠다.
나를 찾는 길이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