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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슝 shoong Sep 14. 2023

9군데 직장생활 입사 전 입사 후 내 모습












































삼십 대엔 뭐라도 될 줄 알았지 슝)

내가 선택한 길 - 내가 선택해서 다닌 9군데 회사


나는 웹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21년을 했다.

웹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21년 동안 한 것도 놀랍지만 내가 그동안 1년 넘게 다닌 회사들만 추려서 보니 총 9군데 회사를 다녔다.


중간중간 일주일 다닌 회사, 한 달 다닌 회사, 3시간 다닌 회사, 점심 먹고 나온 회사 등 많이 있지만 내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총 9군데였다.

생각보다 많이 다녔네....


한 회사를 15년 넘게 다니고 있는 언니는 나를 이해 못 할 때가 있다.

회사에 적응 못하고 옮겨 다닌 게 아니라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퇴사였다. 장말로 들어가는 회사마다 망하거나 팀이 공중분해 됐다.


9군데 회사 중 7군데는 회사나 팀이 망한 곳이고, 나머지 2군데 중 한 군데는 야근 수당을 달라고 했다가 잘렸다.

다른 한 군데는 파견직을 처음 겪어 봤는데 내 위치가 ‘갑을병’ 중에 ‘병’이 되다 보니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경험을 겪게 되면서 자진 퇴사 한 곳이다.


면접은 봤지만 내가 선택해서 들어간 회사들이었다.

면접 볼 땐 분위기도 좋고, 직원분들도 친절해 보여서 입사를 하게 된 건데 입사 후 들어간 회사는 내 생각과는 달리 180도 다른 곳이 너무도 많았다.

회사를 여러 군데 다녀 봤지만 정말 별의별 회사가 다 있고 별의별 사람들이 있다.

그런 곳을 9군데나 다녔다는 게 어쩔 땐 나 자신이 기특할 때가 있다.


웬만하면 한 번 들어간 회사는 그래도 1년은 다닐 생각에 버티다 보니 내 성격들이 바뀌게 된 것 같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간 쓸개 빼줄 때도 있고, 이기적으로 변할 때도 있고, 내 일 아니라고 관심을 두지 않고 점점 고립되어 갔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던 20대의 나는 참 자존감도 높고, 성격도 밝고, 잘 웃었는데 지금은 정 반대의 성격이 되어버렸다. 경험이 많을수록 좋은 것도 있지만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겪다 보니 아무 일 아닌 것처럼 무덤덤해지려고 했던 것 같다.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취업을 해서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하다 보니 어린 마음에 상처받지 않은 척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좋았던 기억도 있다.

그렇지만 좋았던 기억보다는 마지막이 항상 좋지 않았던 나는 좋지 않았던 기억들이 좋은 기억들을 덮어버렸다.


나의 21년 직장 생활을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시트콤 같은 인생이었다.”라고 말한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이상한 회사가 아니길, 회사 들어가면 회사가 망하질 않길, 월급이 이번 달에는 나오길, 노동청에 가지 않길, 오늘도 내가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다녔다.


회사를 다니지 않는 지금은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서 좋다. 평범하게 살고 있어서 좋다.

금전적인 문제만 빼면 나는 요즘이 좋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 사람에게 해줄 말이 있냐고 물으신다면?

아침에 눈 떠서 갈 때 있고, 월급 주는데 조용히 가늘게 다니라고 얘기한다.

직장생활 21년을 일 해본 봐 그래도 일 할 수 있을 때, 일 할 수 있는 곳이 있을 때, 일하는 것이 가장 좋은 거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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