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사이로 들어온 달 빛
모든 것에는 틈이 늘 존재한다.
사람이기에 완벽하지 않기에
누구나 각자의 빈틈이 존재한다.
어떠한 사물이든 어떠한 공간이든
항상 빈틈이 존재한다.
어떤 이들은 그 빈틈을 이용해 공격한다.
가장 약하디 약한 그곳을 아주 집요하게 파고들어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다.
사람을 일어설 수 없도록 무너뜨리고
사물이나 공간들을 복구할 수 없게 파괴한다.
모든 것에는 틈이 늘 필요하다.
스스로의 내면에도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사물과 공간에도
틈이 필요하다.
내면이 굳건하고 단단하되 틈이 있어야만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를 기반으로 어떠한 일이나 문제를
되돌아보고 해결하는 힘이 생긴다.
관계가 좋다는 말은 서로 사이가 좋다는 말이고
그 말은 서로의 사이가 즉, 그 간격이
너무 좁지도 너무 멀지도 않고
적당하다는 말이다.
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물에도 틈이 있어야 외부의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유연함이 생기고,
공간에도 여유와 틈이 있어야
갑갑하지 않고 지내고 싶은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된다.
특히나 사람에게 있어서 빈틈은
바라보는 시선이 외부에 존재하는지
내 안에 내부에 존재하는지
긍정적인 의미로서의 빈틈인지
부정적인 의미로서의 빈틈인지에 따라
다르게 들리고 다르게 해석되는 듯하다.
외부에서의 빈틈은
상대방이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공격해서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치부 이자
그 사람의 인간다움, 사람다움이 될 수 있고,
내부에서의 빈틈은
감추고 싶은 혹은 보완하고 싶은 약점 이자
숨 통을 트이게 해주는 숨구멍이다.
개개인의 빈틈은
누구에게 보여주어도 되는지
신뢰와 믿음이 있는 존재가 누구인지를
파악해야 만한다.
그러지 않으면
앞서 말한 대로
나의 가장 연약한 부분이 그대로 노출되고
운이 좋아 잘 지켜낸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은
공격받고, 부러지고, 파괴되고, 깊은 상처를 받고
결국엔 쓰러지고, 무너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치부이자 약점인 빈틈마저도
수용하고 이해하고 사랑해 주는 이들도 존재한다.
그런 이들과 함께라면
그 빈틈을 숨기려 애쓰지 않아도 되니
그로 인해 온전한 나 로서 존재할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고 좋을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 엽서 - 안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