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의 늪
이상한 일은
어떤 사람을 만나면
몹시 피곤해진다는 것,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속 생각이 모두 움츠러들어
마른 잎처럼 바삭거린다는 것.
그러나 더 이상한 일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마음속 생각이 갑자기 환해져서
반딧불이처럼 빛나게 된다는 것.
<어떤 사람 - 레이첼 리먼 필드>
나는 좋은 사람이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이 빛이 나게 해주는 사람이고 싶은데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할수록
되려 그들을 움츠러들게 만들었던 것들,
잘못된 말 그리고 잘못된 행동
잘 못했다는 감정과 생각들만이 몸과 마음속에 가득 차 맴돌며
스스로를 갉아먹고 더 깊은 늪에 빠져든다.
물론 이렇게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덕분에
그리고 그 생각과 더불어 바뀌고자 하는 노력 덕분에
최악이었던 이전의 모습보다
지금의 모습이 한결 나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들과의 자리에서
이제 나를 충분히 이해하고 알아주는 친구들이라는
안도감과 편안함을 핑계와 무기 삼아
뒤늦게 후회하게 될 일들을
내가 여태껏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지양해 왔던 말이나 행동들을 행하며
그들을 움츠러들게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맴돈다.
또한, 최근 자주 만나고 친하게 지내는 지인들과의 자리에서도
그들과 이제 친하다는 것을 핑계 삼아
그들을 움츠러들게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이렇게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좋은 사람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라며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는 와중에도
나는 그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또 누군가의 도움과 손길이 필요한 존재다
그들이 있기에 늪에서 허우적거려도 빠져나올 수 있으며,
그들이 있기에 나는 또 스스로를 늪 속에 집어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