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까지 젊은 여성들에게 빼앗겼다(?)"는 그들에 대한 소고
며칠 전, 한 분과 이런 대화를 나눴다.
나: 최근 집회, 특히 남태령 집회에서 청년여성들이 많이 나오는 거는 고무적인 것 같아요. 원래도 많이 나오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조명을 받는 것이 다행스럽기도 하고...
A: 근데 그런 얘기를 대 놓고 하는 건 위험해요. 젠더 갈등이 깊어질 것 같기도 하고... 저는 청년 남성들이 이런 집회에 조차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안쓰러워요.
나: .....네? .....저도 정치권에서 갈등을 부추기는 것을 알고는 있는데요, 이런 현상에 대한 관심을 갖고 얘기를 해야 왜 추워 죽겠는데 키세스가 되어가며 거리로 나오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청년여성인지...어떤 정책 수요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A: 여성들의 목소리 많이 커졌잖아요. 저는 이제는 광장 조차도 젊은 여성들에게 장악당한 것 같아서 청년남성들이 더 안쓰럽더라고요.
나: ..........
나의 인권이 높아지면 너의 인권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권이 함께 높아지는 것처럼,
장애인의 인권이 높아지면 비장애인의 인권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고,
학생의 인권이 높아지면 교사의 인권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고,
여성의 인권이 높아지면 남성의 인권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겨울에 발생한 한국사회의 역사적 현상에 대해 애를 써서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입을 다무는 그들에게, 더구나, 청년여성은 시간이 남아서, 한국사회의 치안이 좋아서, K-pop 팬이어서 거리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는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은 청년 여성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 사회 구조적 불평등과 모순을 민감하게 인지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과 탈가부장적 사회로의 전환에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함(이정진, 2019)
단위: 1~10 리커트 척도
소득불평등: 완전평등(1) - 완전 불평등(10)
소득 대물림: 부모세대의 소득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음(1) - 완전히 영향을 받음(10)
사회복지에 대한 책임: 정부(1) - 당사자(10)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함: 전혀 동의하지 않음(1) – 매우 동의(10)
출처: 박선경(2020)
∙ 청년여성은 이전 세대 여성 및 같은 연령대의 남성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지만, 비정규직이 많고 사회보험에 의해 보장받는 정도가 약함 (신소윤, 2024)
∙ 남성에 비해 대졸 이상은 6.8%, 전문대졸은 3.7% 더 높고 고졸 이하는 10.4% 낮음 (통계청, 2023)
∙ 청년여성의 취업률은 과반(56.69%)이지만 정규직은 77%, 비정규직은 23%
∙ 특히 20대 여성의 비정규직의 비율은 남성과 유사하지만 30대 여성은 남성보다 확연히 높음
∙ 30대 초반 남성은 나이가 들면서 비정규직 비율이 낮아지지만 여성은 반대 현상 (윤자영, 2020)
∙ 결혼과 출산을 반드시 연결하지 않으며 특히 20대 초반 여성은 ‘출산은 여성에게 손해’라고 판단하는 비율이 높음(92.6%) (통계청, 2023b)
∙ 과거에 비해 성평등한 가정환경에서 자라온 청년여성은 가부장적·권위주의적 조직문화 및 직장 생활 전반에서 경험하게 되는 성별에 따른 차별사회생활에서 경험하는 성차별로 인해 우울과 불안을 경험함
∙ 여성이 실직 경험이 있을 때 자살시도 위험은 5.49배로 증가(강지원 외, 2023; 문다슬&정혜주, 2018):
20~24세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지면, 또 시간제 노동 비율이 높아지면 자살률도 높아짐
※ 이러한 경향은 20대 중후반 부터 30대 후반 여성에게서도 일관되게 관찰됨
∙ 2017년에 비해 2021년에 20대 여성의 자살률은 71.9% 증가했고 이는 코로나로 이한 사회·경제적 여파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의 구조적 성차별의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됨(Lee & Park, 2020)
∙ 2020년 응급의료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자살 시도자 중 20대 여성의 비율이 20.4%로 모든 성별·연령대에서 가장 높았음(임재우, 2021)
∙ 2018년 대비 2019년의 20대 여성의 자살 증가율은 다른 성·연령대 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25.5%, 30대 여성의 자살 증가율은 9.3%로 두 번째로 높음 (Mitsanas & Lee, 2024)
※ 동 기간 동 연령대 남성의 자살 증감률: 0.7%과 –0.78%
→ 자살률 자체는 청년남성이 청년여성보다 더 높다. 그러나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의 자살률보다 높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현상이다. 따라서 특정 집단의 자살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회의 같은 성별의 자살률과 비교하거나 같은 성별의 다른 연령대의 자살률과 비교해야 한다.
∙ 2018년~2020년에 한국여성의 자살률은 평균 13.6명에서 16명으로 증가
(OECD 17개국 여성의 자살률 평균은 4.6명에서 4.7명으로 증가) (The Economist, 2023)
[청년여성을 위한다는 정책은 왜 작동하지 않는가(2)]로 연결됩니다~~->
참고자료
강지원, 장숙랑, 김해송, 김민경, 김현수, 주지영, & 김유경. (2023). 같지만 다른 그들, 청년: 성별 자살생각과 자살시도 영향요인의 탐색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 43(1), 69-84.
문다슬, & 정혜주. (2018). 두 번의 경제위기와 실업, 노동빈곤, 그리고 젠더: 한국 자살 위험양식의 역동적 변화에 대한 시론: 한국 자살 위험양식의 역동적 변화에 대한 시론. 한국사회정책, 25(4), 233-263.
박선경. (2020). 젠더 내 세대격차인가, 세대 내 젠더격차인가?: 청년 여성의 자기평가이념과 정책태도 분석. 한국정당학회보, 19(2), 5-36.
신소윤. (2024). OECD “한국 여성, 남성보다 교육 성취도 높은데 취업률은 낮아”. 한겨레신문(2024.09.10.).
이민아. (2023). 노동시장에서의 위기심화와 청년여성 자살률. 한국여성학, 39(4), 31-66.
이정진. (2019).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와 여성할당제: 여성 정치인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 세계지역연구논총, 37(2), 269-292.
윤자영. (2020). M커브의 진짜 이유(2030 여성의 노동과 출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2020.07.20.)
임재우. (2021). 응급실서 확인한 ‘조용한 학살’...20대 여성 자살시도 34% 늘었다. 한겨레신문(2021.05.04.).
통계청. (2023a). 임금근로자의 정규직 비정규직 비율.
통계청. (2023b). 혼인-이혼 통계.
Lee. D, and Park, C. (2020). Young South Korean women are turning to suicide in ever greater numbers. Covid-19 is just the start of their problems. South China Morning Post (2020.12.03.).
Mitsanas, M and Lee, C. (2024). ‘Absolutely Insufficient’: How Data Restrictions and Funding Constraints Hamper South Korea’s Suicide Prevention Efforts. The Times(2024.06.12.).
The Economist. (2023). South Korea’s suicide rate fell for years. Women are driving it up again. The Economist(202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