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달리기_02.16

by 소산공원

작업하다 뭔가 막히고 답답해서 별안간 달리기를 하러 나갔다. 원성천 근처에 살길 바라놓고 처음 달리는거다. 해가 길어져서 어스름하고 예쁠 때 뛸 수 있어 좋았다.

런데이 30분 달리기 10분x3번 뛰기를 했다. 집 앞 원성천에서 시작하면 보부아르까지 7분, 정컵까지 12분 정도가 걸린다. 오랜만에 뛰어서인지 개운했다. 천변을 지날 때마다 아 물총칼국수 맛있겠다,,, 아 불티나 좋치,, 하면서.. 유량동 산림조합까지 뛰면 딱 반절이다.

오늘은 꼭 맥주를 마셔야지 다짐하며 달리기 코스를 딱 동네 편의점 앞에서 마쳤다. 그런데 신분증이 없다고 맥주를 팔지 않았다. 가볍게 나와 지갑을 챙기지 않은 탓에 결국 1차 맥주 사기에 실패했다. 좀 떨어져있는 또 다른 동네 편의점까지 가서 맥주를 사왔다. 그냥 포기하고 집에 가면 되는데 왜인지 맥주를 꼭 마셔야만 할 것 같아 결국... 달리기를 한 시간만큼 맥주 사는데 써버렸다. 개운하고 싶어서 달렸는데 몸에 힘이 쫙 빠져버려고 저녁밥이고 뭐고 오자마자 맥주를 마셨다. 후하!

어제 도서관에서 빌린 맥주스타일 책을 보고 취향 파악하고 있다. 난 홉향이 진한 에일 맥주를 좋아한다. 때마다, 안주마다, 공간마다 달라지긴 하는데 여튼 혼자 맥주를 마실 땐 꼭 진한 ipa를 하나씩 껴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의 안주는 일본에서 사온 과자. 일본 편의점에서 다시마, 쥐포, 오징어, 견과류, 맥주 안주.. 이런 것만 잔뜩 사왔다. 사라지는게 아쉬워서 시내한테 다시마를 좀 사다달라고 부탁했다 히히.


2월이 훌떡훌떡 가고 있다. 진짜 훌떡훌떡이다. 미뤄온 일을 처리하는 한달로 예상했지만.. 역시나 뭘 미뤄서는 별로 되는 일이 없다. 몇달 미룬 일이 2월이라고 잘 되겠어? 미룬 일들 위에 또 새로운 일이 하나씩 쌓이고 쌓이고... 밑장빼기부터 해야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 여성의 날에 같이 읽고싶은 재미난 책을 발견했다. 개소리에 대처하는 메뉴얼, 요런 걸 만드는 일을 할까 어쩔까 책을 뒤져보다가 이민경의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라는 책을 만났다. 2018년에 봄알람에서 나온 책이다.


대상은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데 여러모로 곤란함을 느끼는 페미니스트로 한정한다. (...) 나 역시 뒤늦게 깨달았으나 페미니스트에게 역사 감각은 아주 중요하다.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나갈지 계획하려면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 여기에 있게 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알아야 한다.

들어가며 중


이 책은 미처 배우지 못했던, 그냥 존나 모를 수 밖에 없던 한국 페미니즘 역사의 기념할만한 사건들을 꺼내어 질문한다. 왜 우리가 그걸 몰랐는지, 그걸 아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차근히 설명하면서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어떤 노력들 위에 서 있는지 알게 한다. 읽는 내내 가슴이 웅장하다. 이 책이 달고 있는 부제, '외롭지 않은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너무 잘 어울리는 책이다. 무엇보다 쉽고 실용적이다. 그래서 이번 여성의 날엔 이 책을 함께 읽으려고 하고 포스터를 만들까 했는데...지금은 너무 졸리다. 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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