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두가 불편해졌다.
배달앱의 시초인 배달의민족은 한 명의 기사가 같은 방향의 여러 배달지를 묶음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당시엔 지금보다 배달비가 저렴했다.
이후 쿠팡이츠가 배달 시장에 뛰어들며 '단건 배달'을 내세우게 되는데, 기사가 바로 우리 집으로 오니 빠르고 앱 내에서 기사 위치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신박하고 편리한 서비스였다.
더 나은 서비스에 사람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이치였고 이를 두고 볼 수 없었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도 '배민1'과 '요기요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으로 단건배달을 시작했다.
빠른 배달을 위해서는 배달기사 확보가 필수였고 배달앱의 '기사 모시기' 경쟁이 날로 치열해졌다.
어느 날은 쿠팡이츠 주문은 조리가 채 완료되기도 전에 기사님들이 족족 와서 기다리는데 배민1은 기사님 배정이 통 안되었던 적이 있다. 확인해 보니 쿠팡이츠 프로모션(미션을 완료하면 추가요금을 준다던가 하는)기간으로 기사님들이 쿠팡이츠로 몰린 것.
거기다 코로나까지 겹쳐 폭증한 배달 수요로 배달 기사는 더욱 귀해졌고 배달비도 날로 치솟았다.
성수기에는 그야말로 좋은 콜만 골라서 배달을 해도 콜이 차고 넘쳤다.
배달 단가 만원일 땐 남편도 나도 거리로 나와 배달을 했다. 그렇게 기사가 된 사람들을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상황이 그랬다 한들 업체 간 경쟁으로 배달비가 이렇게까지 비싸진 데에는 배달앱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코로나는 끝나가고 주문은 줄어들고 기사는 너무 많아졌다.
배달비에 화가 난 고객들은 배달음식을 줄인다. 우리 같은 배달전문점은 살아남기 쉽지 않게 되었다.
결국 비싼 배달비로 고객도 가게도 기사도 모두가 조금씩 불편해진다.
더 나은 방향은 없을까. 앞으로 배달 시장은 어떻게 될까.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서로를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화를 그린다.
배달비에 기분이 나쁜 고객들은 가게든 기사든 배달앱이든 누군가를 미워할 수 있으니..
가게는 배달비를 받을 수밖에 없고, 기사들도 여러 고충이 있으니 조금 양해 부탁드린다고.
배달앱들도 아마 이런 부분들을 느끼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서로 생존할 수 있도록 좋은 기업이 되어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