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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샷나 Jun 21. 2022

이벤트, 어디까지 해봤니?

단골이 되어 주세요.








































 맛있는 음식과 합리적인 가격, 적절한 메뉴와 세트 구성.. 그다음 필요한 건?

바로 마케팅이다.

간판이 있는 가게라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지만 배달 전문점인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를 알려야 했다.

전단지 돌리기, 당근 마켓 광고, 블로그 체험단, 인스타그램 등등..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지는 않았지만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활용하려 했다.


 배달앱 내에서도 구매와 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배너를 활용해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리뷰 이벤트는 기본이고 모든 구매 고객에게 마스크와 핫팩을 증정했던 오픈 이벤트,

맛집 랭킹 1위 기념 사과즙 증정, 신년 맞이 달력 이벤트, 포장 이벤트, 가게 이름으로 삼행시 이벤트 등..

몇몇은 마진을 포기한 출혈 마케팅이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찜을 늘리고 단골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했다.


언젠가는 당근마켓에 '당근'이라고 메모를 남기면 음료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했는데

앱 내에서 포장 이벤트로 커피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하고 있던 때라

'포장'손님이 '당근'과 '리뷰'이벤트 세 가지를 동시에 하여 3가지 사은품을 모두 가져간 적도 있었다.


이벤트를 기획하고 고객이 참여하는 것 자체가 재밌기도 했다.

한 번은 요청사항에 '영희 씨'(엄마 이름)와 간단하게 한마디를 남겨달라는 '이름을 불러주세요'이벤트 를 진행했는데

"영희 씨 감사합니다", "영희 씨 맛있어요", "영희야 힘내" 등이 적힌 편지 같은 영수증을 볼 때마다 소소하게 웃을 수 있었다.


 또 하나 잊을 수 없던 이벤트는 수박주스를 직접 만들어 증정했던 복날 이벤트였다.

상상만으로도 번거로움에 가족 모두 반대했지만 남편이 강행했다.

굳이 직접 만들어야 된다며 동네 주스가게 사장님을 찾아가서 노하우를 배우고 당근으로 휴롬을 사고 마트에서 수박을 수십 통 사다 나르는 번잡을 떨었다.

차 트렁크 한가득 수박을 보여주며 해맑게 웃던 남편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이벤트 당일은 그야말로 난리였다.

주메뉴가 닭이라 그렇지 않아도 바쁜 복날에, 그렇잖아도 좁은 4평 남짓 주방에서 남편과 아르바이트생이 주스를 만드느라 엄마 혼자 조리에 정신이 없었고 쌓여있는 수박에 포장할 공간도 없었다.

하루에 백 개 정도 주스를 만들었는데 수박을 썰고 씨를 바르고 믹서로 갈고 담고.. 보통 일이 아니었다.

내 생에 가장 정신없던 하루였다. 무사히, 사고 없이 배달이 완료된 게 기적 같았다.

결국 삼복내 내 예정했던 이벤트를 초복 3일 만에 종료하게 되었다.

이후에는 손이 너무 가는 이벤트는 하지 말자 다짐했지만 또 어떤 이벤트를 해볼까 즐겁게 고민했다.

원래 선물은 주는 게 더 큰 기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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