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매가 닳고 닳기를...
몌별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내 옷깃을 스리슬쩍 한번 스친 사람은! 전생에 나와 500번 이상 만난 사람 그러니 소중히 대하고 싶다.
사람의 관계는 나이를 먹고 먹어도 매 순간 어렵긴 마찬가지다. 내가 진심을 얼마나 쏟아부었는가에 따라 상처를 더 받기도 주기도 하는 가끔은 부질없기도 한 것이지만 사회생활하는 것처럼 인사치레만 하다가도 가끔은 오래 보고 싶은 매력적인 사람도 종종 생긴다.
단순 천진한 마음으로 용기 내어 다가가도 요즘의 사람들은 흠칫 놀라며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로는 인사를 받아줘도 눈빛으로는 '아 이 사람 왜 이래? 뭐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가끔 내가 너무 적극적이어서 부담스러웠을까도 싶다. 참고로 난 매우 소심한 사람이다.
우리 시댁 앞집에는 오래된 이웃이 산다. 소문으로만 들었을 때는 꽤 미인의 간호사 직업을 가진 나보다 조금 연상의 여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연히 면접 보고 들어간 사무실에서 그분을 만났다. 얼굴만 보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설마 그 집? 이런 우연이, 아니 인연이 있을 수 있을까? 성격이 호탕하고 내가 지향하는 그야말로 자유인이었다. 갑자기 업무 하다가 쉬는 시간이 생기면 일어나서 뛰고 체조를 한다거나, 9시 출근이지만 8시 55분에 헥헥거리며 뛰어오며 밝게 웃어주는 일이 그녀의 성격을 보여준다. 천진난만한 사람이었다.
얼마 뒤, 어린아이들과 아픈 아버지 병간호로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을 하고 그 업무를 그만두게 되었다. 고민되었지만 결국 연락은 하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고 집 근처 파트타임으로 총무직을 하게 되었다. 네이트온으로 업무를 할 때였는데 예전에 일하던 직원들이 다 친구로 되어있었고 히메도 있었다.(난 그분을 히메라고 불렀다) 머뭇거리다 용기 내서 메신저 대화를 하게 되었고, 우리는 그날 다시 만나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눴다.
결국 만날 사람은 만날 인연은 다시 만나게 되는 거 아닐까? 이 사람은 나와 전생에 대체 몇 번이나 마주친 것일까?하나하나가 소중해지는 시간이다. 일부러 만나려고 하지 않아도 자주 마주쳤다.
사람을 만나는 것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크고 피곤해지는 나이가 되었다고들 한다. 그만큼 가족에게 집중하고 주변인들에게 관심을 점점 줄인다고 한다. 여자는 더욱 그렇다고들 한다. 만남의 횟수가 점점 적어지고 조심스러워지는 요즘, 문득 심각해진 나는 손잡고 걷던 아이를 문득 바라보고 웃음이 나왔다. 모르는 어른에게 갑자기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고, 그 옆에 아이에게 안녕하고 눈을 마주치고 같이 놀자고 다가간다. 또 좋아하는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생각이 길면 용기는 사라진다는 거다.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그냥 다가가자. 매 순간에 진심이면 막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인연은 계속 만나지지 않을까? 지금 당신이 우연히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