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개성 이론(Brand Personality Theory)
필요하지 않아도, 갖고 싶게 만드는 심리
“기능은 똑같은데
왜 굳이 그 브랜드를 살까?”
이 질문은 마케터에게도, 쇼호스트에게도 가장 어렵고도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실제로 소비자는 ‘필요해서’보다 ‘끌려서’ 사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끌림의 요소를 분석하다 보면 그 중심에는 항상 ‘브랜드’가 있다.
우리는 왜 브랜드를 좋아할까?
『심리학의 즐거움』은 브랜드를 이렇게 설명한다.
“브랜드는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보완해 줄 것이라는 기대의 상징이다.”
예를 들어, 롤렉스를 차면 더 세련돼 보일 것 같고, 샤넬을 걸치면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
이건 단순한 제품의 디자인이나 성능의 아니라, 브랜드가 나의 ‘결핍을 채워줄 것 같은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신체의 욕구가 아닌 사회적 욕구로서 욕망이 일어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자기상(自己像, 자기 인식) 레벨의 욕구라고 말한다.
브랜드는 욕망을 대신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조금 더 나은 나”가 되고 싶다.
그리고 브랜드는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린다.
브랜드를 산다는 건, 그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와 ‘나’를 겹쳐보는 일이다. 그래서 브랜드는 기능을 팔기보다, 상징(symbol)을 판다.
이는 아커(Jennifer Aaker)가 제시한 브랜드 개성 이론(Brand Personality Theory), 그리고 푸니어(Susan Fournier)의 브랜드 관계 이론(Brand Relationship Theory)과도 맞닿아 있다.
<브랜드 개성 이론>
소비자가 브랜드에 부여하는 인간과 유사한 성격을 연구하는 이론이다. 브랜드 개성은 특정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으로,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식하고 경험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이론은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나이키는 도전적인 사람이고, 디올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여성, 그리고 볼보는 안전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이렇듯 우리는 마치 사람을 고르듯,
내 성격이나 지향점에 맞는 브랜드를 고른다.
그렇다면 홈쇼핑에서 브랜드는 왜 강력할까?
TV 홈쇼핑은 시간과 신뢰의 싸움이다. 그리고 불특정 다수자가 동시에 시청을 한다.
고객은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방송을 본다.
그리고 단 몇 분 안에 구매 결정을 해야 한다.
이때 브랜드는 그 자체로 설명이 필요 없다.
직관적인 신뢰, 이미지, 가성비, 안정감을 전부 압축해서 전달하는 상징인 것이다.
• “이건 브랜드니까요. 다 아시죠?”
• “20년째 고객님들께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 “이 브랜드는 이미 써보신 분들은 재구매도 하세요.”
이런 말은 데이터보다 빠르고, 리뷰보다 강하다.
브랜드는 나의 ‘정체성 보완 대체제’다.
실제로 고객들이 방송 중에 이런 반응을 남긴다.
• “어차피 사야 한다면 비싸도 브랜드 있는 걸로.”
• “이 나이에 아무거나 못 써요.”
•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이건 기능적 판단이 아니라 브랜드를 통해 나 자신을 대접하고 싶은 욕망이다.
특히 홈쇼핑의 주 고객층인 50~60대 여성 고객에게 브랜드는 ‘내가 누구인가’를 증명하고 싶은 정체성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브랜드 없는 제품은 어떻게 팔아야 할까?
브랜드가 없다면, 브랜딩을 해야 한다.
우리는 그 브랜드가 가진 것 같은 지속적 노출과 ‘감정’을 설계해야 한다.
• 전문가 추천 : “신뢰”
• 유명 후기 : “사회적 증거”, “판매 1등 제품”
• 디자인 강조 : “자기표현”
• 한정 수량 : “희소성”
• 가족 사용 강조 : “소속감” 등
이건 결국 브랜드가 주는 심리적 역할을, 언어로 대체하는 전략이다. (이 부분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며 향후 욕망의 심리 파트 후 마케팅 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요약
결국, 브랜드는 ‘조금 더 나은 나’가 되고 싶은 마음의 상징이다. 고객은 제품을 고르는 게 아니라, 그 브랜드를 입은 ‘자기 이미지’를 고른다는 것을 알게 되면 브랜딩이 더 쉬워지지 않을까?
또한,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가?“라는 그 질문이, 나의 브랜드 개성을 만드는 시작일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Jennifer Aaker, Dimensions of Brand Personality,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1997.
Susan Fournier, Consumers and Their Brands: Relationship Theory,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