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휴대 단말기를 통해 세계 어디서나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전파로 문자, 음성, 영상 데이터를 실어나를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만들어진 풍경이다. 그리고 이제는 지구 공간을 넘어 우주 공간에 인공위성을 띄워두고 통신망을 구축하여 데이터를 주고 받는 세상이 되었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전파때문에 지구 상공 500KM 지점에서의 데이터 송수신이 큰 지연시간 없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화성에 식민지를 만들어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고자 하는 머스크는 지구에서 전파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지금의 스케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화성에서 지구까지도 통신이 가능한 새로운 통신 매개체가 필요했다. 그리고 전파의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레이저’다. 4,000개가 넘는 스타링크의 통신 위성들은 데이터를 '레이저'로 주고받는다. 레이저가 우주통신의 매개체로 선택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전파나 레이저 모두 빛이기 때문에 속도는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레이저가 전파와 비교하여 우주에서 더 효율적인 면이 어떤 것이 있을까? 전파는 사방으로 퍼지는 습성이 있다. 이런 특성은 많은 사람에게 데이터를 보내는 지금의 통신 환경에서는 아주 유용하다. 하지만 이런 특성으로 우주 공간에서 전파는 취약하다. 지구에서 달로 데이터를 보내거나 화성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경우에 전파는 퍼져가면서 점차 약해진다. 반경 지름이 큰 안테나를 우주 통신에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레이저는 곧게 뻗어나간다. 그래서 더 멀리 갈 수 있다. 정확한 위치를 맞춘다면 작은 안테나로도 데이터 수신이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스타링크의 통신위성들은 서로 간의 데이터 통신에 레이저를 사용하고 있다. 통신위성 간의 연결에 레이저 통신을 사용하는 이유는 너무 많은 통신위성이 지구 상공에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정부 주도로 발사되어 운영되는 인공위성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숫자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스타링크의 통신위성만해도 4,000개가 넘게 하늘을 돌고 있으며, 기타 다른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위성을 쏘아올리고 있어서 통신위성 간에 신호 간섭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위성이 급증하면서 서로 간의 주파수 간섭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전파 대신 레이저를 이용한 ISL(Inter Satellite links) 기술이 떠오르게 된다. ISL 기술을 적용한 저궤도위성은 전파가 아닌 레이저를 이용하기 때문에 대용량의 데이터를 지연이나 끊김없이 우주 공간에서 처리할 수 있다. 지상국에 의존하지 않은 채 서로 멀리 떨어져 시속 수만㎞로 빠르게 움직이는 위성 간의 실시간 통신을 구현하면서도 주파수 간섭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전파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며, 더 정밀한 제어가 요구되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기는 하다. 미국의 항공우주국 NASA는 이미 2013년에 달-지구 간 레이저 통신 시연에 성공했다. 그리고 우주정거장-인공위성-지구 지상국 간 레이저 통신 중계로 1.2 Gbps 전송 속도를 구현하기도 했다. NASA의 ‘LunaNet’ 프로젝트는 레이저 통신을 이용한 ‘달 인터넷(Lunar Internet)’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달 인터넷은 NASA의 달 유인 탐사계획인 ‘아르테미스’를 위한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지구의 기지국과 위성 그리고 우주정거장을 통신 노드로 사용하여 달과 지구 간의 어느 위치에서든 통신이 실시간으로 가능하도록 만드는 계획이다. 앞으로 인류가 달에 우주 기지를 만들고 화성에 인류의 정착지를 건설하게 된다면 레이저 통신은 서로를 이어주는 통신 네트워크로 활용이 될 것이다. 달에서 우주비행사가 연구를 하는 모습이나 화성에서 정착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지구에서 누구나 인터넷으로 시청하는 세상에는 레이저 통신이 본격적으로 활용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