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로켓 기술을 확보한 머스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또 한번 세상을 흔들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고자 도전했고, 이 사업은 인류의 통신을 우주로 확장시켜주게 된다. 스페이스X의 가성비 최고 로켓 발사 기술을 활용한 위성통신 네트워크 사업 ‘스타링크(StarLink)’, 엄청난 비용을 필요로 하는 화성 탐사를 위한 하나의 수익 모델로 시작된 스타링크 사업부는 2015년 신설되었다. 자체 제작하는 통신위성을 스페이스X의 로켓을 이용하여 우주 상공으로 올리는 이 사업은 처음에는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머스크의 생각은 남달랐다. 당시 전 세계 인터넷 매출은 매년 1조 달러에 달하고 있었는데, 그 시장의 3% 정도만 스타링크가 차지해도 300억 달러의 매출을 만들 수 있다고 우주인터넷 사업에 자신감을 보였다. 300억 달러는 당시 NASA의 예산보다도 큰 액수였기 때문에, 스타링크가 성공한다면 화성 탐사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돈줄이 되어줄거라 생각한 것이다. 물론 우주 상공에 통신 네트워크를 만드는 스타링크 사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워낙 크기 때문에, 수익을 낼 때까지 인고의 세월을 버텨내야하는 어려운 일이었다.
위성 통신을 이용해서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최초로 설계하고 구현한 서비스는 ‘이리듐’이었다. 1990년 당시 최고의 통신 재벌 모토롤라는 이리듐(Iridium)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한다. 이리듐의 아이디어는 지구 상공 저궤도에 77개의 위성을 띄우고 전 세계 어디에서나 연결 가능한 통신망을 구축한다는 것이었다. 77개의 통신위성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었기 때문에 원자번호 77번인 이리듐을 회사 이름으로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업이 추진되면서 77개가 아니라 66개의 위성만으로도 지구 전체를 커버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져 66개의 위성을 띄우고 1998년 첫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이론적으로는 너무나 멋져 보였던 이 사업은 시작한지 6개월이 되지않아 파산하고 만다. 당시는 위성 제작과 로켓발사 비용이 워낙 비쌌기 때문에 네트워크 투자 비용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이리듐 전용 휴대단말기 가격은 3,000달러를 훌쩍 넘는 고가여서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서비스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것에는 엄청난 자금이 들어갔지만,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파산 직후 미국 국방부가 이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군사용으로 이리듐의 일부 회선을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이리듐 넥스트’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겨우 이어나가고는 있다. 이처럼 위성통신 사업은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민간 기업이 뛰어들어서 손익분기점을 넘길 때까지 버텨낸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인 것이다.
게다가 위성을 사용한 통신 네트워크는 이미 오래전부터 구축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정지 궤도에 통신위성을 올려두고 상업용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1960년대 후반부터였다. 지구 상공 35,400Km 높이에서 돌고 있는 정지 위성은 지구를 돌고 있지만 지구와 거의 같은 속도로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언제나 같은 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정지 위성인 것이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지구와 통신을 하기 때문에 통신위성이 1개만 있어도 하나의 국가 단위에서는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35,400Km는 너무 먼 거리였기 때문에 통신 속도가 너무 느리다. 게다가 인공위성을 정지 궤도에 올리는 것에는 큰 돈이 투자된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경우 위성을 이용한 통신은 국가의 통신이나 방송에 주로 사용이 되어왔다. 정지궤도 위성이 아닌 저궤도 위성을 여러개 사용하여 우주에 통신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했던 ‘이리듐’은 상당히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던 것이었다. 당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던 모토롤라가 전 세계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이런 혁신적 사업을 추진한 것은 그러나 결과적으로 완전한 실패였다. 아직 시장이 성숙되지 못했었고, 기술도 따라주지 못했던 시기에 너무 빨리 추진한 것이 패인이었다.
머스크의 스타링크 사업은 세상에 없던 것을 처음 시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현재 위성을 이용한 통신사업자 중에 스타링크는 단연 최강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작 당시에는 민간 회사가 국가 기관들이 독점적으로 진행하던 위성 사업에 진입한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스타링크는 어떻게 지금의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일까? 머스크는 모토롤라가 시도했다가 참패했던 저궤도 통신위성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리듐 프로젝트의 66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은 엄청나게 많은 통신위성을 하늘로 쏘아올리는 계획을 가지고 말이다. 2025년 현재 4,000개가 넘는 위성이 작동 중이고, 2027년까지 40,000개가 넘는 위성을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촘촘하게 우주 공간에 통신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으며, 가입자가 전 세계적으로 400만 명을 넘었다. 이 정도라면 스타링크 사업이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보여진다. 2024년 매출이 82억 달러로 한화로 11조원을 넘겼는데, 이는 스페이스X가 로켓 발사로 벌어들인 총 매출 42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돈을 스타링크가 벌고 있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