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는 태양과 가장 가까운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이렇게 6개의 행성이 있다. 그런데 이 행성 중에 화성이 많은 천문학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된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인간의 거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수성과 금성이 거리로는 화성보다 지구에서 훨씬 가까이 있지만, 이 행성들은 태양과의 거리로 인해 너무 뜨겁다.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없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화성이라는 행성이 인류가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나마 높은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화성 역시 인간이 다가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장애물들이 놓여져 있다. 우선 화성을 지구에서 로켓을 타고 날아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현재 기술로는 7개월 정도라고 한다. 거의 1년 정도를 좁은 우주선 안에서 버텨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가는 여정만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화성을 머스크는 왜 인류가 개척해야하는 행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걸까?
그는 언젠가는 지구가 멸망하게 될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 사실 지구는 언젠가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빅뱅 이론으로 팽창하고 있는 우주에서 약 20억년 후에는 태양이 팽창하면서 지구의 바다를 증발시켜 버릴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지구는 수성이나 금성처럼 더 이상 생물이 살 수 없는 곳이 된다. 20억 년이라는 너무나 먼 미래의 이야기지만, 어찌됐든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서 보금자리를 찾아야만 한다는 것은 정해진 지구 생물의 운명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소행성 충돌, 지구 온난화, 기후변화, 치명적 전염병, 핵전쟁 등 인류 문명을 붕괴시킬 수 있는 요인들은 너무나 많이 있다고 지구 종말론자들은 주장한다. 이렇듯 지구가 처해있는 위협을 생각하면 인류 전체가 생존가능한 행성을 찾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인공지능에 의한 인류의 종말도 믿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었다. 이처럼 지구의 종말을 믿고 있기 때문에 머스크에게 화성 탐사 사업은 인류의 존속을 위한 숭고한 사명인 것이다.
그런데 지구 종말이 문제라면 달을 식민지로 개척하는 것은 대안이 안될까? 지구에서 훨씬 가깝고 이미 달에 인간이 여러 번 방문한 적도 있는데 왜 굳이 먼 화성을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실제로 NASA는 2000년 인간의 DNA를 파괴하고 암을 유발하는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안전한 달의 지하 깊숙한 곳 또는 동굴 안에 우주식민지 건설이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달에 원자력 발전소, 태양발전소 등을 설치해 현지에서 탄소, 실리콘, 알루미늄 등 필요한 자원을 채굴할 수도 있다고 한다. NSS(미국 우주 학회:National Space Society)에서도 2008년 ‘우주 정착 로드맵’ 보고서에서 달을 우주 이민을 위한 첫 정거장으로 삼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달은 인류가 우주라는 공간에 도전하는 첫 단계로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달을 인류의 다음 정착지로 개발을 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특히 대기와 물이 거의 없고, 기온 차이가 극심하여 생명체가 지속적으로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 우주 공간으로 진출하기 위한 정거장 역할을 하는 시설을 구축하는 곳으로는 거리적으로 좋은 선택이지만, 오랜 기간 생활을 하는 터전으로 만들기에는 제약점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화성 역시 지구 상의 생명체가 이주를 하기에는 극복해야할 문제들이 많지만, 달의 환경에 비해서는 지구와의 유사성이 훨씬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탐사 결과, 화성의 극지방에는 빙하 형태로 물이 확인되었고, 지하에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은 생명체 유지에 필수적이며, 인류 정착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물을 화성 현지에서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은 지구와 유사한 환경으로 화성을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인 것이다. 게다가 화성은 지구와 비슷한 하루 길이와 계절을 갖추고 있다. 물론 상당히 춥지만, 대기 중에 가득한 이산화탄소로 이용해서 산소를 만들어내고 온실효과로 온도를 높일 수 있다고 예측되고 있다. 화성의 환경을 지구와 유사하게 개조하고 여기에 우선적으로 박테리아 같은 아주 작은 생물부터 이주를 시작하여 식물을 키우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계획되어져 있기도 하다. 물론 이런 화성 환경 개조 사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바로 사람이 화성에서 살아갈 수는 없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보다는 약하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약 38%로 여기에 적응하며 인류가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중력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서 이론적인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엄청난 시간과 자금이 필요한 일이다. 달의 중력이 지구의 약 17%로 화성보다도 중력 문제로 건강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화성의 개조가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지만 달보다는 그나마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구 다음의 우리 인류가 정착할 행성은 화성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그런데 화성에 가는 꿈을 사업화한 사람이 머스크가 처음은 아니었다. 오디션을 진행하여 화성 정착민을 선발하는 사업을 진행했던 단체가 2012년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졌었다. ‘Mars One’이라는 이름의 이 단체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비영리 단체인 Mars One Foundation과 영리 기업인 Mars One Ventures을 따로 만들어서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특히 영리 법인에서는 Interplanetary Media Group이라는 이름의 방송권 관리 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화성 탐사와 이주 등 화성 개발에 관한 전 과정을 영상화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이 판권을 방송사에 판매하려고 했다. 화성 관련 사업에 들어갈 막대한 자금을 미디어 수익으로 해결하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업의 계획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2020년에 화성 착륙선을 발사하고, 2024년에 4명의 유인 승무원을 화성에 보낸다고 발표한 것이다. 화성에 간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고 그곳에서 생활하게 된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직원이 겨우 4명 밖에 없었다. 누가봐도 어설픈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이들의 계획을 ‘자살 임무’라고 비난하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화성 탐사 계획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고, 2,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비를 내면서까지 이 프로젝트의 우주인 선발 오디션에 지원했다. 하지만 이런 열기에도 불구하고 로켓 발사에 필요한 재원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자 프로젝트는 표류하기 시작했고, 결국 모든 것이 과장된 거짓으로 밝혀지며 실패로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