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를 위해서 시작한 스페이스X의 로켓 사업은 미국 우주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내며, 민간 영역에서 우주를 개척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 물론 여전히 미국 정부의 예산으로 NASA에서 우주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관련 업체들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에 중요한 재원으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민간 회사가 독립적으로 우주 로켓을 만들고 발사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환경이 서서히 구축되어 가고 있다. 로켓 발사는 실패할 가능성도 꽤 높고, 만약 실패하면 회사가 파산할 정도의 큰 손해를 입게 될 정도로 예산이 큰 프로젝트다. 이런 이유로 스페이스X가 관례를 바꿔버리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경우, 로켓 발사가 실패할 경우에도 NASA에서 돈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성공하면 좋지만, 뭐 실패를 해도 회사에 아주 큰 손해는 없는 것이다. 이런 달콤한 제도를 머스크는 거부했다. 이렇게 해서는 혁신이 만들어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의 회사 스페이스X는 NASA와 계약을 하면서 기존의 계약 관행을 깨버리길 원했다. 만약 실패할 경우에는 그 손해를 그대로 끌어안아야 하는 계약이 원칙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렇게 계약을 하고, 그는 발사 로켓의 원가를 줄이는데 모든 기술력을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로켓 발사의 원가를 줄이면 그 금액만큼 스페이스X의 수익이 증가하는 것이다. 물론 실패하면 엄청난 금액을 손해보게 되는 계약이지만, 로켓 발사 비용을 줄이면서 성공한다면 다른 회사들보다 더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게 된다고 믿은 것이다.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이다. 높은 리스크를 받아들이고,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모두 수익화하면서 스페이스X는 가성비 높은 발사 기술을 가진 세계 최고의 수익성 있는 로켓회사가 되었다.
그의 혁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로켓 발사 비용을 확 줄이는 것에 성공하자, 머스크는 로켓을 자주 발사하는 것이 노하우를 더 빠르게 습득하고 단가도 더 낮추는 전략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스타링크’다. 저궤도 위성 통신 사업으로 알려져 있는 스타링크는 지구 상의 저궤도에 통신위성을 수만 대 쏘아올려 어디서나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만 개가 넘는 통신위성을 우주에 올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로켓을 자주 발사해야 한다. 그런데 그는 세계에서 가장 싼 금액에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스타링크의 저궤도 통신위성은 우주에 네트워크를 갖추게 되었고, 이제는 손익분기점을 넘어 수익이 발생하는 구간에 들어갔다고 한다. 물론 더 많은 통신위성을 보유하는 것이 통신 품질을 높일 수 있어 여전히 후속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 사업으로 머스크는 로켓 발사와 우주 통신이라는 두마리 토기를 모두 잡게 되었다. 그리고 스타링크로 만들어진 우주 통신 네트워크는 이제 ‘우주 인터넷 시대’를 여는 시작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위성 통신은 통신 위성을 지구 대기권 밖 정지궤도에 올려두었다. 정지 궤도에 통신위성이 있는 경우에는 위성의 위치가 지구 입장에서는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위성으로 지구의 일정 지역을 커버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국토 면적이 넓지 않은 경우에는 하나의 통신 위성만으로도 커버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 국토 어디서나 위성 통신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고정 궤도의 위성통신은 아주 큰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지구 표면에서 너무 멀리 있기때문에 통신 속도가 빠를 수 없다는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이 보편화되어 있고, 5G가 대세인 요즘 시대에 느린 속도의 통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특정 분야 이외에는 위성 통신이 활발하게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경우에는 전 세계가 하나의 망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고정위성은 특정 지역만을 커버할 수 있기때문에 국가를 넘어서 사용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문제점을 간파한 머스크가 스타링크라는 저궤도 위성 사업에서 미래의 잠재력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발견한 것이다. 만 개가 넘는 통신위성을 쏘아올려야 하는 엄청난 투자를 하겠다는 그의 아이디어에 처음에는 모두가 농담처럼 반응을 했다. 하지만 저렴한 로켓 발사 비용으로 하나둘 늘어가는 위성을 보며 사람들은 그의 추진력에 놀랄 수 밖에 없었고, 지금은 다른 경쟁자들이 따라오기에는 너무 빠르게 위성 통신망을 장악해 버렸다. 우주 인터넷 시대에 우리 인류는 스타링크의 망을 사용하여 콘텐츠를 소비하는 세상을 살게 된 것이다.